[경륜] 경륜장에도 명당이 있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03일 15시 38분
`경륜장에도 명당(明堂)이 있다?'
올림픽공원 잠실 벨로드롬 경륜사업본부 사무실 앞의 제2투표소 13창구가 잭팟을 터뜨리는 명당으로 알려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 창구에서 올들어 200배 이상의 고배당이 터진 것은 3차례.
지난 1일 금요레이스 3경주에서 복승 110배, 쌍승 249배가 터진 것을 비롯, 지난달 10일 11경주에서 복승 97.5배, 쌍승 318배가 나왔다.
또 지난달 4일에도 올시즌 가장 큰 배당인 복승 175배, 쌍승 435배의 고액배당이 터졌다.
지난 1일 이곳에서 차권을 구입한 사람은 김모씨(42．회사원).
그는 6개 예상지에서 입상후보로 꼽지 않은 6번 한봉윤과 7번 이종래를 1, 2등으로 해 1만3천원을 베팅, 한방에 323만7천원을 챙겼다.
사실 이곳은 그동안 고액 배당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곳으로 꾼들의 최고 인기 투표소.
지난해 8월에는 토요경주에서 경륜사상 최고 배당인 3천207.5배가 터졌었다.
당시 김모씨(38．서울 용산구 이태원동)는 이날 레이스에서 20여만원을 모두 잃고 마지막 14경주에 친구에게 1만원을 빌려 베팅했다가 3천207만5천원이라는 거액을 거머쥐었다.
그는 당첨 순간 그 자리에서 졸도, 의식을 찾은 뒤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했다는 후문.
이 때문에 제2투표소 앞은 일확천금을 노리려는 꾼들로 `만원사례'를 빚고 있다.
지난 2일 토요경주 때에도 다른 투표소는 한가한 반면 유독 이 투표소에만 장사진을 쳤다.
경륜팬 윤한모씨(37．서울 동작구 대방동)는 "지난 금요일 이 곳에서 249배의 고배당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혹시나…'하는 마음에서 차권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손님이 크게 늘자 바빠진 것은 발매담당 직원들.
반장 김정자씨(56)는 "손님이 너무 몰려 전화 받을 틈 조차 없다"며 "손님들에게 다른 창구를 이용하라고 권해도 막무가내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대해 역술인 백운비씨는 "이곳이 풍수지리적으로 음택(陰宅)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 아니냐"면서 "음택은 여성의 자궁부 같은 곳으로 재물이 많이 모여 예로부터 명당으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