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 도시 젊은이들 방황하는 삶 그려
기사입력 1998년 05월 03일 15시 08분
문학사상사 장편소설상 당선작으로 20대 대학생의 도전적인 작가의식을 담은 소설 `질주 질주 질주'가 출간됐다.
작가는 서울대 영문과 3년 휴학중인 이재익씨. 고교시절 헤비메탈 그룹을 조직했고, 연극 동아리 활동을 했다는 이씨는 `질주'란 이미지에 걸맞게 록그룹 여성보컬 등을 내세워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비트' `트레인스포팅' `증오' `메이드 인 홍콩' 등의 영화에서 만나는 젊은이들처럼 상처받고 방황하는 영혼들이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다.
여주인공 바람은 어머니의 재혼으로 집을 뛰쳐나온 인물이고, 승현은 술과 섹스에 탐닉하는 오렌지족이다. 선우는 고시에서 낙방한 후 방황하고, 상진은 여동생이 접대부란 걸 알지만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현실앞에 고뇌한다.
소설은 시점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부유하는 현대 도시 젊은이들의 삶을 쫓아간다. 작가의 언어도 적나라하다.
예를 들어 풀잎이란 여자와 선우의 첫 만남은 공중전화부스에서 이루어지는데, 선우가 전화를 걸고 있는 여자의 다리를 쳐다보고, 여자가 그 시선을 의식하는 부분을 `이상하게도 계속 내 다리를 계속 그에게 먹여주고 싶었어. 마치 아기에게 젖을 주고 싶은 것처럼'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순수한 젊음, 타협과 변형이 없는 젊음을 그리고 싶었다"면서 "이 소설에 나오는 사랑스럽고 위험한 사람들처럼 문학과 거리를 두었던 많은 사람들이 소설 읽기의 기쁨을 두루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안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