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평축구 발자취] 1929년 조선일보 주최로 첫 격돌
기사입력 1998년 05월 02일 01시 49분
이번 남북한 축구OB들의 `평양격돌'로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경평축구는 69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깊은 축구대회.
1929년 10월8일 조선일보사 주최로 휘문고보 운동장에서 경성과 평양팀이 격돌한 것이 시초다.
3차전으로 벌어진 첫 대회서 1차전은 1대1로 비겼으나 2,3차전은 평양팀이 4대3, 4대2로 이겨 우위를 지켰다.
당시 휘문고보 운동장에는 민족지도자 여운형을 비롯, 내로라 하는 정－재계와 스포츠계 거물들이 대거 몰려들어 인기를 짐작케 했다.
이후 조선일보사의 사정으로 31,32년 중단됐던 경평축구는 33년 조선축구협회（대한축구협회 전신）와 경성, 평양축구단이 정식 창단되면서 비로소 제모습을 갖춘 도시대항전으로 정착됐다.
이후에도 경평축구는 35년 7회 대회때 심판판정을 둘러싸고 두도시 응원단이 격돌하면서 한차례 더 중단됐다가 해방직후인 46년 자유신문사 주최로 재개됐으나 38선이 그어지면서 명맥이 끊기게 됐다.
냉전과 함께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졌던 경평축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90년 남북통일축구가 개최되면서.
44년만에 남북이 평양과 서울에서 격돌한 이 대회서 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은 10월11일 평양 5．1 경기장에서 주심의 석연찮은 PK 판정으로 1대2로 역전패 했으나 10월23일 잠실 2차전에서는 황선홍이 헤딩결승골을 넣어 1대0으로 설욕했다.
[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