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성의 풍속사] (77)섹스심벌 '히틀러'
기사입력 1998년 05월 01일 13시 51분
유태인들에게 4월20일은 불행한 날이요, 4월30일은 축제일이다. 아돌프 히틀러가 태어난 날이 20일이요, 사망한 날이 30일이므로.
히틀러에 관한 소문은 많다. 그중에는 섹스에 관한 것도 적지 않다. 소문 중에는 그가 변태였다는 것도 있고, 성불구자였다는 것도 있다. 이 두 가지는 이미 잘 알려진 것들이다.
그런데 히틀러가 집권 당시 뭇 독일여성들에게 최고의 섹스 심벌이었다는 얘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히틀러는 독일여성에게 숱한 연서를 받았다.
지난 95년10월 독일 뒤셀도르프시 위버랄 극장에서는 이색적인 전시회가 열렸다. 이름하여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사랑의 편지' 전시회.
이 전시회에는 히틀러가 여성들로부터 받은 엄청난 양의 구애 편지 가운데 일부가 공개됐다. 한 독일계 미국병사가 종전 당시 히틀러의 지하벙커에서 발견한 100여통의 편지를 공개한 것이다.
`당신의 아이를 갖고싶다' `침실의 열쇠를 보내주겠다' `당신과 수천 번 키스하고싶다' `은밀한 곳에서 만나고싶다' `결혼해달라' 등등 내용도 뜨겁기 짝이 없다. 남편과 애인을 전선으로 보낸 독일여성들은 그렇게 히틀러를 통해 자신들의 억압된 성적 욕망을 풀었던 모양이다.
독일에서는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사랑의 편지'라는, 전시회와 똑같은 제목의 책이 출간되기도 했다. 저자인 울리히 쉐퍼는 책을 통해 "히틀러가 남성들에게는 카리스마적 존재였지만, 특히 2차대전 동안에는 여성들의 섹스 심벌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쨌거나 독일국민들은 왜 히틀러같은 카리스마적인 인물을 자신들의 지도자로 삼았을까.
마광수 교수같은 사람은 어느 글에선가 "히틀러는 `국가와 민족'을 섬기며 마조히스틱한 쾌감을 맛보았고 국민 위에 군림하여 그들을 부림으로써 사디스틱한 쾌감을 맛보았다. 독일국민들은 히틀러를 섬기며 마조히스틱한 쾌감을 맛보았고 유태인들을 학살하면서 사디스틱한 쾌감을 맛보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마교수는 또 "심리학자들은 히틀러의 출현을 에리히 프롬의 `권위주의적 성격'이론으로 설명하기도 한다"고 소개한다.
히틀러가 집권할수 있었던 것은 그가 권위를 가진 인물이라 그랬던 것이 아니라, 당시 독일국민들이 대체로 권위주의적 성격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권위주의 성격이란 한마디로 말해 사도@마조히스틱한 성격을 말한다.
자기보다 강한 자에게는 절대복종한다. 그러면서 마조히즘적 피학의 쾌감을 얻는다. 약한 자에게는 잔인성을 발휘함으로써 가학의 쾌감을 얻는다. 그런 심리가 사도@마조히즘의 근본이다.
히틀러나 옛날 독일국민들에 대해 혀를 끌끌 찰 이유가 없다. 당장 주변을 둘러보라.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치사스런 권위주의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