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스타] 초보선생님 '오빠부대와의 전쟁'
기사입력 1998년 04월 28일 14시 51분
스타플레이어들이 교단에 섰다.
유도 전기영(경기대 교육대학원), 여자쇼트트랙 전이경(연세대), 농구 조상현-동현(연세대), 강혁-김성철(경희대) 등 대학스타들이 이달들어 줄줄이 교생실습에 들어간 것.
지난 6일부터 서울 경희중학교에서 체육과목 교생실습을 하고 있는 경희대 농구팀 강혁(189㎝)과 김성철(196㎝)은 "뭘 먹으면 그렇게 키가 커지나요" "높이(키)가 얼마예요." 등 학생들의 익살스런 질문에 진땀을 빼고 있다.
5월2일까지 4주동안 실습하는 두 선수는 얼마전 MBC배 대학농구에서 우승한 덕분에 `제자'들은 물론 같이 실습을 받고 있는 70명의 동료 교생들로 부터 사인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강혁이 맡고 있는 이 학교 3학년6반 부반장인 조종수군(15)은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농구스타를 직접 선생님으로 맞을 줄 몰랐다"면서 "다른 학교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5월4일부터 연세대도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스타인 전이경(23)을 비롯한 농구팀의 조상현-동현(23) 쌍둥이형제 등 연세대의 간판선수들도 교생실습에 나간다.
모교인 배화여고에서 체육선생님으로 `화려한 변신'을 꾀하게 되는 전이경은 "모교에서 교생실습을 하게 돼 가슴이 설렌다"며 "이틀전 여러 선생님을 찾아뵙고 자문을 구할 생각"이라고.
또 조상현-동현(23) 쌍둥이는 선일여중과 숭문고교에서 배치돼 4주동안 `오빠부대'와 `형님부대'를 가르친다.
조상현은 "여중으로 배정돼 기쁨반 걱정반"이라며 "학습지도안을 열심히 짜 기억에 남는 교생실습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선일여중 박충원 연구주임은 "조상현선수가 교생으로 온다는 소문이 벌써 퍼져 학생들이 난리인데 한달동안 어떻게 지도를 해야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세계유도선수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매트스타' 전기영(25·한국 마사회)도 경기대 교육대학원에서 코스를 마치고 지난 27일 모교인 청주 청석고의 교단에 섰다.
코트와 링크, 매트에서 100점짜리 `스타선수'들이 막상 교단에서는 몇점짜리 `스코어'를 받을지 모두의 관심사다.
[이기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