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 알고보니 선발 2연승 '알짜'
기사입력 1998년 04월 24일 14시 05분
"휴∼."
삼성 관계자들이 큰 시름을 덜었다.
기량이 의심쩍던 외국인 투수 스코트 베이커（28）가 확실한 선발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2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모두 승리를 따냈고 투구내용도 알차다.
11⅔이닝 동안 7안타만 내주고 1실점해 방어율이 0.77.
시범경기에서 `배팅볼 투수'를 연상케 할 정도로 난타당하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시즌전 베이커가 "아직은 나에 대한 평가를 하지 마라. 시범경기는 어디까지나 시범일 뿐이다. 4월이 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큰 소리칠 때만 해도 이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겨울훈련량이 많지 않았고 실전피칭에서도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정환감독마저 "6차례 테스트에서 4번 실패했다. 이래서야 어디 믿고 마운드에 올리겠는가"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베이커의 말대로 확실히 달라진 것.
직구 스피드도 140㎞를 웃돌았고 주무기인 너클 커브와 체인지업은 각도가 예리했다.
타자 무릎 근처를 파고 드는 컨트롤은 땅볼이나 평범한 플라이를 유도하기에 충분했다.
완투능력은 아직 의문점.
임호균 투수코치는 "변화구에 의존하는 투수여서 타순이 두바퀴 정도 돌고 공이 눈에 익다보면 맞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5∼6회까지는 상대가 공략하기 까다로운 투수임에 분명하다"고 설명한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