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생활자기 '가족끼리 만들어 보세요'
기사입력 1998년 04월 24일 14시 05분
가정의 달 5월, 경기도 여주로 나들이를 떠나면 신나는 구경거리가 많다.
다음 달 1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도자기축제 구경도 재미있고, 부처님오신날(5월 3일)엔 불교미술관에 들러보는 것도 뜻깊다.
여주엔 또 영릉과 신륵사 등 역사 유적지도 많아 문화나들이 코스로도 멋지다.
여주는 이웃 사촌인 경기도 이천과 `도예'와 `쌀'에 있어서 영원한 라이벌 관계다.
여주 사람들이 다음달 초 `여주도자기대축제'를 펼치는 이유도 생활과 전통 도자기의 본산이 바로 여주라는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여주 도예촌의 역사는 고려말부터 시작됐다. 지금은 400여개의 도예촌이 가마에 불을 지펴 국내 생활도자기의 60%를 생산해내고 있다.
도자기축제가 열리는 신륵사 입구 주행사장에선 `도예 아틀리에' `내가 만드는 도자기 코너' 등이 운영되며, `도공제향' `도자기아가씨 선발대회' 등의 문화행사도 열린다.
도자기 축제를 주관하는 여주군청(0337_84_3121∼8) 임태식씨는 "행사기간중엔 100여 도예업체들이 만든 생활도자기를 전시하며, 30∼40% 싸게 판다"고 설명했다.
▲영릉(여주군 능서면 왕대리)은 세종대왕과 소헌왕후를 합장해 모셨다. 풍수지리로 봤을때 이곳 묘자리가 워낙 명당이어서 조선왕조가 100년쯤 더 지속됐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온다.
세종의 초상화(어진)와 육진개척도, 앙부일구 자격루 수표 등 세종때 만들었던 과학발명품들을 실물 또는 모형으로 전시해놓은 세종전도 있다.
▲신륵사도 여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 신륵사는 국내 사찰 중에선 드물게 강변 가까이 있다는 것이 색다르다. 신륵사에서 마주 보이는 강 건너편엔 산책하기 좋은 강변공원이 있다.
▲목아불교미술관은 여주군 강천면 이호리에 있다. 불교와 관련된 목공예품 그림 서예품 서적 등 6천여점의 자료가 전시돼 있다. 야외 시설도 잘 꾸며놓았고, 목아공방도 있다. 0337_85_9952.
`흙을 빚고 가슴에 불을 붙여 도자기를 구워내는' 중견 도예작가 정지현씨(41)는 여주군 지내리 `백제도예연구소(0337_85_4428)'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요즘엔 주말마다 가족끼리 찾아와 흙도 만져보고 작품 감상도 즐기고 가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흙으로 빚은 도자기에 자신이 직접 그림을그리거나 글씨를 써 넣으면 인상적인 생활도자기가 됩니다."
백제도예연구소에는 `기(氣)와 기(技)가 있는' 정씨의 독특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대한민국공예대전 우수상을 받았던 `기다림 속에서의 만남', 동아공예대전 특선상을 탔던 `이슬속에 핀 나팔꽃2'과 `춤추던 흙1' 등 개성강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부부가 함께 도자기를 굽는 정씨의 여가생활은 안타깝게 사라진 가마터를 찾아서 전국을 누비는 것이다.
"여주 싸리산을 비롯해 충북 단양과 경북 문경, 강원도 여기저기를 다니며 옛 도공들의 예술혼과 발자취를 느낄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정씨는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서울 경인미술관에서 두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여주=나성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