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혁] '공격도 수비만 같아라'
기사입력 1998년 04월 23일 15시 07분
"이번엔 내 차례다."
롯데 임수혁（29）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구겨진 `방망이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서다.
올시즌 임수혁의 타순은 7번.
지난 96년만해도 3할타를 친데다 마해영과 함께 `마림포'라는 애칭으로 통하며 `소총타선' 롯데에서 보기 드문 거포 역할을 톡톡히 해낸 그였다.
하지만, 작년 무릎부상으로 부진을 보인데 이어 올해는 그나마 클린업 타선에서 조차 멀어졌다.
프로 1호 데뷔 첫 타석 홈런의 주인공인 조경환이 가세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임수혁 자신의 타격페이스가 시원찮은 게 큰 원인이다
22일 현재 타율은 1할8푼2리.
개막후 한경기서 2안타 이상을 친 경우가 전무할 뿐 아니라 타점마저 제로.
그렇다고 허송세월을 한 것은 아니다.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수비불안의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 스프링캠프 내내 수비강화에 매달린 덕분에 올시즌 7경기에서 단 한개의 도루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코칭스태프도 몰라보게 늘어난 수비실력에 큰 신뢰를 나타내고 있다.
그래도 임수혁은 여전히 불만이다.
팀내 중심타자 가운데 자신만 빈타에 허덕이는 탓에 동료들을 마주할 면목이 없다는 것.
탄탄한 수비가 자리잡힌 이상 일발장타까지 겸비해 5할 승률로 재도약을 노리는 팀에 기둥역할을 할 결심이다.
"아직 페넌트레이스 초반 아닙니까. 그동안은 방망이 재충전을 한 셈 쳐야죠."
임수혁이 `반쪽 선수'의 불명예에서 벗어날지 두고 볼일이다.
[부산=이백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