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폰팅' 때와 장소 안가린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20일 15시 12분
"폰팅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폰팅업자들이 이제 거리에 까지 진출했다.
서울시내 광화문 등 중심지에서 판촉용 라이터를 돌리고 20분 무료 폰팅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직장인을 상대로 회원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20분간 무료서비스를 맛보게 한 뒤 회원가입을 유도하는 교묘한 상술이다.
폰팅은 `전기통신 사업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타인통신 매개행위여서 불법이지만 전화방처럼 접객공간이 필요없고 자동연결교환기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적발되지 않는다.
바로 이같은 점이 회원 유치의 장점이다.
길거리나 교통체증으로 막힌 차안에서 핸드폰으로 손쉽게 할 수 있는 게 바로 폰팅이다.
물론 남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이런 장점이 있어 S폰팅클럽의 경우 남자회원이 700여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비는 150분에 3만원.
그러나 자칫하면 돈만 날리기 십상이다.
회사원 이모씨(37．동작구 사당동)는 "판촉용 라이터를 보고 무료폰팅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어떤 여자와 통화를 하면서 연락처까지 알려줬지만 끝내 전화가 오지 않았다"며 "나중에 알고보니 회원을 끌어모으기 위한 `미끼'였다"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소비자보호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약 100여개 폰팅업체가 성업중이며 폰팅을 하는 사람들의 78%가 성(性)과 관련된 대화를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폰팅업자들은 무료전화를 개설하고 여자회원들을 확보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자회원이 많아야 남자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여자회원의 34%는 이성교제를 위해 전화를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폰팅이 탈선의 온상이 될 뿐만 아니라 각종 범죄를 유발시키고 있다.
20일에는 `폰팅'으로 알게된 여자친구 집에서 220여만원의 금품을 훔친 민모군(19．무직．중랑구 면목동) 등 10대가 경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이기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