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재의연극수첩] '난타98' 고정관념 깬 실험극
기사입력 1998년 04월 19일 15시 40분
이 답답한 세상에 뭐 신나는 건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환퍼포먼스가 국내 처음으로 만든 `넌 버벌 퍼포먼스'로 요즘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퍼포먼스 `난타98'을 보면 된다.
지난달 26일 막을 올린 이후 연일 관객들이 줄을 이어, 요즘 대학로의 히트작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난타'는 지난해 호암아트홀에서 초연, 우리 관객들에 `넌 버벌 퍼포먼스(Non_Verval performance)'란 새로운 장르를 소개했다.
고정된 플롯이나 줄거리가 없는 대신 독특한 율동과 리듬, 비주얼 코미디가 조합된 형태로, `탭덕스(Tap Dogs)' `스텀프' `튜브스'가 세계적인 히트작.
`난타98'은 부엌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해프닝을 리듬과 행위로 꾸몄으며 요리사들이 만든 음식을 관객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객석에 물을 뿌려대지만 불쾌하게 생각하는 관객은 없다. 그것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초연에 비해 징, 꽹과리, 북, 장구의 이미지를 등장인물에 대입하고 극의 구성도 이에 걸맞게 꾸몄다. 또 상모돌리기 삼고무 등 우리 전통의 율동을 응용한 다양한 리듬과 안무를 추가했다.
전체적으로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부재하고, 사물놀이의 리듬이 단순하며, 구성이 취약했던 초연에 비해, 춤과 율동과 다양한 소리를 가미해서 세련돼졌다. 그러나 그 세련미가 오히려 거칠지만 신선했던 초연의 감동을 감소시키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초연때의 김문수와 서추자를 비롯, 새롭게 가세한 김원해 박소연 손주연 김연희 박종문 류승룡 장석현 이범찬 등의 칼솜씨는 유연하고 세련돼 있다. 재주꾼 이동준의 음악과 도라밴드의 연주도 들을 만하다. 강옥순의 안무도 한층 설득력있게 형상화됐다.
어쨌든 이 작품은 이제 국내 공연을 끝내고 오는 6월부터 동남아를 시작으로 일본 등에 수출될 전망이다. 또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초청의사를 밝혀와 세계무대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서유럽과 미국 그리고 호주공연도 추진중이다.
우리 연극계로서는 `명성황후'에 이은 또 하나의 문화수출품이 되는 셈이다.
모두들 불가능하다고, 철없는 짓이라고 하던 `난타'는 연극만들기의 고정관념을 난타하며 무대위에서 새로운 혁명을 펼치고 있다. 생각을 바꾸면 새로운 세계가 창조되는 법이다. 5월 3일까지. (02) 3672_4122
[문화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