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롯데 V기원 '지신밟기'
기사입력 1998년 04월 16일 15시 19분
★…지난 15일 롯데의 부산 홈개막전 행사중에는 다소 이색적인 프로그램이 있었다.
풍물패의 지신(地神)밟기가 그것.
이달초 이미 사직구장의 터줏대감에게 한시즌을 무사히 치를 수 있기를 기원하는 선수단 고사까지 지낸 롯데가 지신밟기를 개막식전 행사에 따로 넣은 것은 이곳의 지기(地氣)가 워낙 세 고사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란 생각 때문.
부산시 동래구 사직동 930번지.
사직구장이 들어서기전 이곳은 원래 공동묘지 터.
실제로 롯데는 이미 두차례 지신밟기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지난 92년과 역시 2위로 시즌을 마친 95년 개막행사로 지신밟기를 했었다.
지난해 꼴찌의 수모를 겪었던 롯데는 원인분석을 하던 중 작년과 재작년 지신밟기 행사를 하지 않았던 것을 깨닫고 부랴부랴 식전행사에 집어 넣은 것.
롯데는 해태와의 홈개막전에 앞서 풍물패의 신명나는 장단을 앞세워 1루와 2,3루를 보리밟기하듯 꼭꼭 눌러줬다.
"지신님 부디 노여움 푸시옵고 올해 잘 좀 부탁드립니데이."
3년만에 지신밟기를 했으나 홈개막전 결과는 0대2패.
그래도 구단관계자들은 별 걱정없다는 표정들이다.
"지신님도 자존심이 있지 2년동안 지신밟기를 하지 않았는데 금세 화를 풀겠습니꺼. 이제 홈경기는 시작일 뿐입니다."
롯데가 올해도 92,95년에 이어 지신밟기의 효험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