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월드컵] 차감독 사인공세에 버스놓쳐
기사입력 1998년 04월 16일 15시 19분
○…한국 월드컵축구 대표팀과 슬로바키아 대표팀간의 평가전이 열린 브라티슬라바의 슬라반경기장에는 오스트리아에서 교민 40여명이 찾아와 열렬히 응원.
버스편으로 국경을 넘어 1시간20분 거리를 달려온 이들은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고 경기가 끝난뒤에도 선수단 버스를 둘러싸고 환호하는등 애국심을 발휘.
오스트리아 빈의 교민회장인 이병규씨(54)는 "이곳에서 오랫동안 살면서도 대표팀 경기를 구경할 수 없어 브라티슬라바를 찾았다"면서 "대표팀이 선전해 프랑스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선수보다 감독이 더 스타.'
슬로바키아전을 마치고 출구를 나서던 차범근 감독이 오스트리아에서 온 교민 30여명의 사인공세에 밀려 버스를 타지 못했다고.
교민들은 슬로바키아 국영방송 및 KBS등과의 인터뷰후 늦게 경기장을 나선 차감독을 `포위'하고 기념촬영과 사인공세를 펼쳐, 차감독은 결국 슬로바키아 협회가 마련해준 승용차편으로 숙소로 향했다.
○…한국－슬로바키아 평가전이 열린 16일 오전(한국시간)에는 이 지역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려 예상 보다 적은 1만여명의 관중만이 경기장을 찾았다.
슬로바키아축구협회 관계자는 "국민들은 아이스하키를 국기처럼 여기고 있는데 마침 프로팀간의 경기가 열려 3만2천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이 대부분 빈 좌석이 되고 말았다"고 설명.
○…슬로바키아 대표팀의 요제프 얀케치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빠르고도 힘이있는 팀이라고 평가.
그는 경기가 끝난뒤 "그동안 여러 차례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 한국의 경기를 지켜봤지만 실제로 경기해 보니 훨씬 빠른 팀이었다"면서 "일부 주전들이 빠져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냈지만 빠른 템포를 살린다면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선수보다 우리가 더 피곤해요."
대표팀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는 김정훈 주무와 국제부 전한진 대리가 대표팀 수발에 애를 먹고 있다고.
비행기표 확인에서부터 상대국 축구협회 담당자와의 회의까지 대－소사를 모두 책임져야 하는 이들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특히 외국에서 7년간 생활해 영어에 능통한 전대리는 선수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감독의 인터뷰를 통역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전대리는 "쉴때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언제 어느때 호출이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라며 "남들이 모두 21일간 유럽을 간다고 했을때 상당히 부러워 했는데 정말 여행과 훈련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