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파노라마] '심판에도 할 말은 한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09일 14시 47분
"심판이 무슨 큰 벼슬이냐." "저 사람 심판 맞아."
NBA(미국프로농구)의 `코트의 악동' 데니스 로드먼이 한국에 나타난 것일까?
기아_현대 챔피언결정전이 벌어지고 있는 농구 코트에 심판을 겨냥한 독설들이 쏟아지고 있다.
로드먼 뺨칠 정도로 심판들을 향해 가시돋친 말들을 쏟아놓는 코트의 반항아는 기아의 `농구 9단' 허 재(33).
허 재는 손등뼈 골절 등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가장 유력한 플레이오프 MVP 후보에 올랐지만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것도 단연 MVP 감이다.
심판 휘슬이 기아측에 불리하게 울리기만 하면 허 재는 어김없이 심판들에게 시비(?)를 건다.
그리고 항의해도 성에 차지않을 때는 기자들과 관중들을 향해서 "이런 말도 안되는 심판판정을 해도 됩니까"라며 공개적으로 불만들을 토해낸다.
이쯤되면 관중들이 허 재를 향해 "우∼"하는 야유를 보낼 법도 하지만 관중석에서는 오히려 "잘한다" "속시원하다"며 두둔하는 말들이 터져나온다.
"심판들의 터무니 없는 편파판정에 염증을 느낀 지 오래다. 허 재의 독설에 동감하고 때로는 희열까지 느낀다"는 게 관중들의 한결같은 반응들이다.
심판과의 언쟁에서도 관중들을 모두 자기 편으로 만들어버린 허 재.
어쨌든 허 재는 기량에서 뿐만아니라 심판판정에 항의하는 면에서도 국내 최고의 테크니션인 셈이다.
[구동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