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1억원에당첨…] 한일전 결승골 선수에게 5천만원
기사입력 1998년 04월 03일 14시 47분
`내가 만약 1억원짜리 복권에 당첨된다면?'
최근 PC통신 천리안에서 `복권당첨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문항을 게재, 갖가지 반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누구나 1등에 당첨되는 꿈을 한 번쯤은 꿔 봤음직한 복권.
바로 그 뜻밖의 행운에 대해 IMF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우선 `한탕주의파'들이 눈에 띈다.
`5천만원은 저축하고, 나머지 5천만원을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가 가장 당첨금이 많은 복권을 사겠다'（LEE189）, `라스베이거스로 갈 것이다. 그리고 포커로 몸을 푼 뒤 바카라와 룰렛, 슬롯머신 등으로 마지막 승부를 걸겠다'（CAP102） 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복권을 하나 더 사고, 나머지 돈은 우리나라 경제회복을 위해 나라에 헌납하겠다'（라라2）, `가장 좋은 학교와 축구장을 짓겠다'（KR361）, `환전해서 외환보유고를 늘리는데 일조하겠다'（핑크키스）와 같은 `애국자형'도 적잖다.
`아예 꿈도 안꾼다. 그럴 시간에 차라리 1억원을 벌 아이디어를 생각하겠다'（현웅）는 현실주의자도 있다.
이밖에 `10원짜리 동전으로 바꾼 뒤 녹여서 고철로 팔아먹겠다'（KAIST1）, `100원짜리 동전으로 몽땅 바꿔 포클레인으로 들어올린 뒤 돈벼락 맞아 죽겠다'（CAP102）는 등 다소 황당한 답변들도 많았다.
어떤 축구광은 `이 다음 한－일전 때 레드데블스 중에서 가장 열심히 태극기를 흔드는 사람에게 5천만원을 주고, 나머지 5천만원은 결승골 넣은 선수에게 주겠다'（ZSOLAK4）는 공약을 하기도 했다.
물론 이번 천리안의 질문은 현실성이 없다.
하지만 IMF시대 들어 한껏 위축돼 있는 사람들에게 다소나마 정신적인 여유를 준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