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하석주] '역시 황금날개'
기사입력 1998년 04월 02일 14시 47분
`황금라인'은 건재했다.
만일 하석주（30．일본 세레소 오사카）－서정원（28．프랑스 RC스트라스부르）의 왼쪽 라인마저 막혔다면 1일 한국의 짜릿한 승리는 없었을지 모른다.
사실 이기긴 했지만 1일의 한－일전은 아찔했다.
미드필드는 초반부터 나카타－나나미를 앞세운 일본에 완전히 장악당했고, 이상윤－최성용의 오른쪽 라인은 나카타에 대한 수비부담 탓인지 전혀 활력이 없었다.
경기초반 하석주－서정원의 왼쪽 라인마저 잇따라 불협화음을 일으킬 때만 해도 승리를 이끌어낼만한 어떤 가능성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석주－서정원의 왼쪽 라인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특히 하석주는 수비까지 폭넓게 커버하면서 일본진영을 깊숙이 파고들어 위력적인 센터링을 쏘아댔다.
`날쌘돌이' 서정원의 박진감 넘치는 돌파력도 덩달아 살아났다.
전반 35분 서정원이 특유의 돌파력으로 만들어낸 1대1 찬스는 비록 물웅덩이 때문에 무산되긴 했지만 일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사실 서정원과 하석주는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몸이었다.
서정원은 지난달 29일（한국시간） RC스트라스부르의 원정경기를 끝내고 곧바로 비행기에 몸을 실어 30일 오전에야 대표팀에 합류했다.
피로 누적과 시차（8시간）로 제몸이 아니었다.
하석주는 얼마전 연습도중 왼쪽 손가락 3개가 골절되고 왼쪽 허벅지 근육을 다쳤다.
`3．1절 한－일전'을 앞두고 발목부상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던 그로선 비통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하석주는 고통을 참았다. 손가락은 깁스를 했고, 허벅지는 붕대로 감은 채 연습에 임했다.
그러나 `인내의 열매'는 달콤했다. 시차와 피로 누적, 부상의 고통도 일본전 연패의 사슬을 끊은 통쾌함에 비할 바는 못됐다.
결국 1일 한－일전의 보이지 않는 최대 수훈자는 바로 하석주－서정원의 `황금라인'이었다.
[김동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