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붕어빵에 초콜릿 딸기쨈 땅콩까지…
기사입력 1998년 04월 01일 15시 16분
`이제는 붕어빵도 달라져야 한다.'
최근 다양한 연령층을 겨냥한 특이한 맛과 모양의 붕어빵들이 속속 등장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꼬마들을 대상으로 한 초콜릿 붕어빵, 신세대 여성들의 입맛에 맞춘 딸기쨈 붕어빵, 그리고 변화를 즐기는 직장인들을 위한 땅콩 붕어빵과 계란 붕어빵 등 그 종류가 참 다양하다.
물론 팥 붕어빵은 기본.
그 중에서도 가히 폭발적이라 할 만큼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초콜릿 붕어빵'이다.
속에다 팥대신 초콜릿을 넣어 구운 것으로 변화가 심한 꼬마들의 입맛을 붙들어매기 위해 개발된 신제품이다.
빈대떡 보다는 피자를 좋아하고, 찐빵 보다는 슈크림빵을 선호하는 아이들의 입맛을 무시할 경우 매상에 막대한 지장을 받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동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고 있는 김봉수씨（63）는 "초콜릿 붕어빵을 개발한 이후 꼬마손님들이 부쩍 늘어 매상이 50％ 이상 오르고 있다"면서 "돌아오는 겨울에는 또 다른 특이한 붕어빵을 개발할 참"이라고 말했다.
붕어빵의 모양도 변하고 있다.
종전의 붕어빵은 그야말로 붕어모양의 한 종류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소라 모양을 한 소라빵을 비롯, 거북빵, 해마빵 등 갖가지 해물들의 모양을 한 빵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름은 여전히 붕어빵이다.
소라빵, 해마빵이라는 이름에 익숙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문할 때도 "아저씨, 붕어빵 5개요. 붕어 2개랑 소라 3개요"라는 식이다.
상명대앞 붕어빵 가게를 하루가 멀다하고 들락거린다는 여대생 윤모양（20）은 "붕어빵을 다양하게 변화시키는 기발한 아이디어에 깜짝 놀랐다"면서 "붕어빵도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붕어빵의 다양화는 붕어빵 장사들의 불황타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IMF시대 개막 이후 밀가루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반면 매출은 뚝 떨어져 수입을 만회하는데 붕어빵의 `맛내기, 멋내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뽑기, 뻥튀기 등 여타 복고풍 주전부리들도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권희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