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덤5호반' 조심스런 반론
기사입력 1998년 03월 29일 16시 20분
`덤 5호반, 흑번필승?'
왕리청 9단의 우승으로 끝난 제2기 LG배 세계기왕전 결승 대국을 계기로 `덤 5호반'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유창혁 9단과 왕리청 9단의 결승 대국은 매번 흑을 쥔 쪽이 승리를 해 `흑번 필승'의 구도를 확인시켰다.
이에 앞서 끝난 조치훈 9단과 요다 9단의 일본 기성전 결승 7번기에서도 조9단이 3연승 뒤에 2연패, 제6국에서 요다 9단이 흑을 잡게 되자 우려를 표하는 바둑 관계자들이 많았던게 사실.
그만큼 두 기사의 종합전적에서도 흑을 쥔 쪽의 승률이 단연 앞섰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차례 `덤 5호반'에 대한 논란이 있어 왔지만, 앞으로 진행될 국내외 기전에선 `덤 5호반'이란 공식의 변화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대만의 응씨배는 현재 덤 7집반을 채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국내외 프로기사들의 반발은 전혀 찾아볼수 없다.
IMF한파로 본선 진행중 잠정 중단된 SBS연승최강전이 국내기전에선 처음으로 `덤 6호반'을 채택한 바 있다.
또 LG배 세계기왕전 역시 내년부터 `덤 6호반'을 채택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덤 규정의 변화에 대해 대부분의 프로기사들 의견은 긍정적이다.
최규병 8단은 "지금의 5호반 방식에선 흑을 잡은 쪽이 작전 주도권을 가질수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게 프로기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면서 "또 굳이 일본에서 채택한 덤 5호반을 고집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덤 5호반은 일본프로바둑계에서 지난 75년부터 굳어진 제도. 원래 일본 바둑에서는 덤이라는 개념이 없었지만 신문사 주최의 기전이 많이 생겨나자 꼭 승부를 가려야 될 필요성이 제기돼 덤이 생겨났다.
한국기원의 정동식 사무국장은 "바둑의 이론과 전략이 발전할수록 선착의 효는 더욱 커지게 마련"이라면서 "이런 추세로 보면 상당한 기간이 흐른 뒤엔 덤 10호반을 채택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나성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