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씨] 4부자 '맛 컨설팅사' 차렸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27일 16시 36분
4부자(父子)가 음식_식당 전문 컨설팅사를 차렸다.
아버지와 아들이 `맛_동업'을 시작한 것.
지난해 홍콩 국제요리경연대회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던 이준희씨(54)와 그의 아들 3형제.
4부자는 최근 서울 압구정동에다 `이가(李家) 맛_컨설팅'(02_542_2567)을 차렸다.
맛_컨설팅이란 음식을 맛있게 조리하는 미시(微視) `음식학'부터 좋은 터를 잡아 불황없는 맛집을 경영하는 거시(巨視) `식당학'까지 죄다 취급하는 신종 아이디어 사업.
이가컨설팅의 대표 이준희씨는 이른바 `맛계의 마당발'이다.
이씨는 각종 요리대회 심사위원을 비롯, 음식점 경영(왕릉), 맛비평(SBS TV 맛있는집 멋있는집), 요리그릇제조와 인테리어(청운도예 대표)에 이르기까지 1인 다역의 맛_컨설팅을 해왔다.
문어발식 컨설팅을 해온 이준희씨는 최근 아들 3형제를 모두 컨설팅에 끌어들였다.
묘하게도 세아들은 아버지가 혼자서 하는 일을 3분야로 나눠 제각각 전문가로 성장했다.
큰 아들 재영씨(29)는 미국 뉴저지 디킨슨 대학에서 호텔_레스토랑 경영학을 전공했다. 마케팅을 잘 하면 불황도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며, 과학적인 통계에 의한 적극적인 맛집경영법을 일러주고 있다.
둘째 아들 재준씨(27)는 홍익대 대학원에 다니며 이른바 패션그릇을 구워내고 있다.
같은 음식이라도 담는 그릇에 따라 맛에 차이가 난다. 먼저 눈맛으로 입맛을 사로잡아야 한다며 그릇에 신경을 쓸 것을 충고. 밥그릇 찬그릇 찻잔 등 격에 맞는 다양한 실용 그릇을 개발하고 있다.
막내 아들 재용씨(25)는 우석대학 식품공학과를 나와 국가고시 식품제조기능사 자격을 획득했다. 맛의 소프트웨어 쪽에 비중을 둔 셈이다.
똑같은 비용의 식재료라도 우리고 지지고 볶고 삶는 법에 따라 맛과 영양이 달라지는 것을 과학적으로 평가한다.
"한눈에 꿰뚫는 안목은 맛도사 30년 경력의 아버님을 못따라 갑니다."
"깊이로는 역시 한분야를 집중 파고도는 애들에게 한참 딸리지요."
4부자가 `동업자'답게 서로를 추겨세운다.
그러나 정작 자문을 받아 일하거나, 4부자의 맛집인 왕릉(서울 송파구 방이동)을 놓고 맛 토론이 벌어질 때면 한치의 양보도 없는 `맛의 설전'을 벌인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