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서능욱 9단●강 훈 9단
기사입력 1998년 03월 26일 15시 14분
제8보(133∼151)＝백 32로 가르고 나오자 국면은 금방이라도 결판이 날듯 급박해졌다. 우하귀 흑말과 우변 흑 다섯점이 양분되었고 이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백말 또한 미생인 모습.
어쨌든 흑으로선 33으로 패를 거는 수단이 유일한 구명수단이다. 이 패는 그야말로 `천지대패'. 흑 백간 웬만한 팻감은 무조건 불청할 그런 태세다. 따라서 피차 다른 곳 팻감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흑 35는 자체 팻감. 백 38도 자체팻감이자 타협안. 서로 사이좋게 살아가자는 뜻이다.
흑으로선 40에 이어 버티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더이상 자체 팻감이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체팻감 외에는 어떤 팻감도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흑 39 패 해소는 대안이 없는 모습. 그러자 백은 맛좋게 40으로 흑 석점을 잇달아 때려냈다. 이 자체로 백말 전체는 연결을 꾀한 모습. 즉 흑 41에는 백 42로 연결이다. 결국 44까지 금방이라도 끝날 것같았던 우변 대접전은 피차 사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여기까지 결과를 보면 그 우열이 확연하다. 흑은 중앙이 약간 두터워진 것 외에 별로 한 것이 없는 결과. 반면 백은 40으로 때려낸 우하귀 실리가 크고 원래 흑집이었던 우변마저 깨고 있어 대전과를 올린 모습. 말하자면 우변 전투의 결과 백의 우세가 뚜렷해졌다.
흑 45, 47은 `가'로 끊는 큰 곳을 엿보면서 은근히 좌변 백 대마 전체를 위협하는 원거리 공격이다. 그런데 백 50이 안일했다. [참고도] 백 1, 3으로 좌변 말을 임시조치해 놓고 백 5로 이어 버틸 곳.
흑 A, 백 B 다음 흑 C 등이 듣지만 어쨌든 좌중앙 백말만 수습하면 그대로 골인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37＝33, [참고도] 4＝△의 자리.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