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 방망이 부활 신호탄
기사입력 1998년 03월 25일 15시 22분
해태 김종국（25）이 어둠의 터널을 빠져 나왔다.
애타게 기다려도 터지지 않던 방망이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쫓기는 마음을 추스리자 선구안이 좋아졌고, 스윙의 날카로움까지 살아났다.
24일 쌍방울과의 연습경기에서 1타수 1안타.
주전 유격수 겸 9번으로 나간 김종국은 2회말 첫 타석에서 4구를 고른데 이어 3회말 2번째 타석에선 좌중간을 가르는 깨끗한 2루타를 터뜨렸다.
김종국에게 1안타의 의미는 너무나 소중했다.
지난 16일부터 4차례의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11타수 무안타.
침묵을 깨고 새로운 출발선에 섰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기 때문이다.
이종범의 일본 진출로 2루수에서 유격수로 전향한 김종국은 겨우내 타격 훈련에 주력했다.
특별훈련을 자원했고, 어느 해보다 많은 스윙으로 방망이를 가다듬었다.
왼쪽 다리가 열리면서 방망이가 퍼져 나오는 단점을 고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그러나 하루빨리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욕심이 앞선 탓일까.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되자 방망이는 자꾸만 축축 처졌고, 번번이 범타로 물러났다.
"연습경기였지만 좋은 안타가 터져 무척이나 다행스럽다. 이것을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
김종국은 수비 잘 하는 선수로 정평이 나있다.
이미 8개구단 감독들이 `최고 2루수'로 뽑았고, 지금은 아마 시절 경험했던 유격수 자리에서 다시한번 수비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그에게 주문하는 것은 언제나 공격력의 보강.
타고난 야구 감각과 강한 손목이 있는 만큼 시련 끝에 알찬 결실을 맺으리라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
[광주=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