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신인 '조용한 반란'
기사입력 1998년 03월 24일 15시 21분
현대가 소리없이 웃고 있다.
올시즌 신인 농사가 기대 이상으로 짭짤할 조짐.
두드러진 대어급 신인이 적은 편인 올해, 현대의 새내기 그룹 역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현대는 투－타에서 굵직한 루키들이 슬금슬금 고개를 쳐드는 `행복한 반란'을 즐기고 있다.
마운드에 고졸신인 김수경（19）과 타석에 안희봉（26）.
우완 정통파 김수경은 시원스런 폼으로 내려꽂는 직구의 공끝이 좋은데다 두둑한 배짱을 뽐내 `깜짝스타'의 자질이 줄줄 흐른다.
스카우트팀은 3년앞을 내다보는 마음으로 찍었으나, 벤치는 딱 석달을 지켜본뒤 `즉시 투입' 도장을 찍었다.
위기에만 골라 등판한 일본 고베서의 4차례 연습경기서 김수경은 8이닝 5안타 14탈삼진 1실점의 빼어난 성적표를 남겼다.
지난 21일 대구 삼성과의 시범경기서 첫선을 보인 김수경은 2개의 4구를 몰아내준뒤 양준혁에게 안타를 맞는 바람에 2실점했다.
그러나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이승엽 신동주 김형석 등 삼성의 중심타자들을 과감한 몸쪽 승부로 삼진처리해 지켜보던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제2의 정민철'이라고 자랑한 김시진투수코치가 으쓱.
안희봉은 지난 2월 상무서 제대하자 마자 팀에 합류했다.
아직 80％정도 밖에 몸을 만들지 못했지만 대타로 출전중인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서 6타수6안타.
"딱 쥐어보자 마자 감이 왔다"는 나무배트를 무섭게 휘둘러댄다.
김감독은 시즌 초반 김홍집 등의 공백을 메울 선발 후보로 김수경을 올려놓았고, 안희봉은 1루수와 지명타자 백업 1순위로 마음을 굳혔다.
[이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