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해영] 드라마선 '마마걸' 집안에선 '살림꾼'
기사입력 1998년 03월 24일 15시 21분
일일극 배우는 실제 생활과 극중 캐릭터 사이에서 자주 혼동한다. 이런 이중생활의 격차가 클수록 재미있는 해프닝이 자주 벌어지게 마련.
MBC TV 일일극 `보고 또 보고'에서 `공주'로 나오는 윤해영(26)도 `이중생활 증후군'에 정신이 없다.
그녀의 극중 캐릭터는 부모의 과보호 속에 자란 금주역으로 주위의 도움 없이는 식사 한끼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마마걸이다. 1주일에 5일은 드라마에 매달리다 보니 매사에 금주의 성격이 살아나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실제 생활에서 `공주'는 먼나라 얘기다. 3개월째에 접어드는 `맞벌이 신혼생활'에는 그녀가 해야 할 일들이 많다.
광고회사 프로듀서인 남편의 아침과 저녁식사는 항상 그녀가 챙겨준다. 저녁 늦게까지 촬영이 있는 날에도 미리 저녁 식탁을 준비해 놓기 전에는 집을 나서지 않는다.
신혼집은 항상 윤이 나야 한다는 친정어머니의 충고에 틈틈이 걸레를 드는 것은 물론 새 신랑에게 구겨진 와이셔츠를 입히기 싫어 2∼3일에 한번씩은 다리미와 씨름해야 한다.
이쯤 되면 극중 금주가 부러울만도 하건만 그녀의 대답은 명확하다.
"드라마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중생활이 조금은 버거웠지만 집안 일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는 남편 덕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죠. 짝 없는 공주보다는 쉴 틈 없는 신혼주부가 훨씬 행복한걸요."
연출을 전공한 남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그녀는 한층 성숙된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의욕이 대단하다.
[서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