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안테나] 박찬호 '완봉위해선 10km러닝 기본'
기사입력 1998년 03월 18일 15시 17분
○…18일 '세인트 패트릭의 날'을 맞아 다저타운은 온통 초록색의 물결.
초록색 옷을 입은 아일랜드의 성자였다는 패트릭을 기념하는 이날, 다저스 선수들은 모두 초록색 모자를 썼으며 경기장 홈플레이트도 초록색, 관중들도 초록색 의상을 입고 경기를 관람.
특히 피터 오말리 구단주가 아일랜드계인 관계로 연례 행사인 세인트 패트릭 파티까지 열렸는데 맥주마저도 초록색.
이날 파티에서 열린 코미디에는 박찬호와 한국 기자들도 출연.
○…박찬호가 평소보다 많은 약 10㎞의 러닝을 하며 땀을 잔뜩 흘렸다.
더운 기온과 강풍이 부는 가운데 홀로 러닝을 한 박찬호는 평소 30분 정도 뛰던 것을 이날은 42분간이나 달리며 구슬땀.
스트레칭 후 투수 땅볼 수비 연습을 마친 박찬호는 러닝에 돌입, 평소 반환점을 훨씬 지난 지점까지 달렸는데 "돌아오는 길이 고역이었지만 이것도 못 뛰면 완봉승을 어떡해 하나라는 심정으로 뛰었다"고 가쁜 숨을 몰아쉬기도.
○…박찬호는 18일 오전 동료들과 함께 싸움을 피하는 법, 극성 여성팬들을 피하는 법 등 행동 수칙 강의를 받았다.
워낙 인기가 많고 백만장자들인 프로 선수들은 악의를 품고 달겨드는 팬을 위장한 지능범들의 피해를 입기 십상.
선수 노조 관계자는 이날 경찰을 대동, 고의적으로 시비를 걸거나, 추파를 던지고는 거액의 돈을 갈취하려는 사기범들로부터 피해를 면할 수 있는 방법들을 비디오까지 보여주며 강의.
시비를 거는 자들에게는 무조건 대응하지 말고 신고하라는 것이고 여자들과는 절대로 둘만이 있는 시간을 피하라는 것이 원칙이라고.
○…정 석（25）이 불펜 피칭을 시작했다.
17일 처음 10분간 50여개의 불펜 피칭을 한 정 석은 직구 위주에 슬라이더와 투심 패스트볼, 그리고 커브볼도 두개 던졌다.
정 석의 투구를 지켜본 찰리 허프 마이너리그 투수 코치는 로케이션이나 투구 모션이 모두 좋다며 만족.
정 석은 샌버나디노 싱글A팀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받고 있으며 이틀에 한번씩 불펜 피칭을 할 예정이다.
지독한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는 정 석은 18일에는 훈련 도중 오른쪽 다리 통증으로 얼음찜질을 받기도.
○…박기철 KBO 운영 부장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이어 다저타운을 방문, 최근 다저스가 9명의 한국 국가대표 야구 선수들에 대한 신원 조회를 한 것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박부장은 "앞으로 병역을 필하지 않은 선수는 미국행이 불가능한 규정이 마련돼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박부장은 한국의 유망주들이 7년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메이저리그 팀들이 선수들을 방출하는 대신 한국에 되파는 일을 하지 않을까하는 점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한편 다저스는 9명의 선수들을 모두 스카우트할 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1루수 최희섭에게만 관심이 있으며, 한국 야구의 발전을 저해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