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OB우승 비나이다' 우즈 '영어불공'
기사입력 1998년 03월 15일 15시 45분
★…"외국에서 온 스님인가?"
"어머나, 불공까지 드리네."
창원시 불모산 자락에 고즈넉히 자리잡은 성주사.
지난 주말 한 흑인 스님（?）의 출현으로 경내가 술렁거렸다.
짧은 머리의 이방인이 영어를 해댈 때는 그냥 관광객인 줄 알았는데 근엄하게 합장까지 하는 모습엔 신자들이 고개를 갸우뚱.
주인공은 OB 외국인 선수 타이론 우즈（28．사진）.
쉬는 날을 맞아 창원 전지훈련장 근처 절에 생전 처음 가본 우즈에겐 황금색 부처님상이나 삭발 스님, 똑딱 거리는 목탁소리들이 모두 신기할 수 밖에 없었다.
룸메이트인 구단 직원 김성훈씨（28）에게서 불교에 관한 이런저런 설명을 듣던 우즈는 불쑥 대웅전안으로 들어서더니 합장을 하고 중얼거린다.
옆에 있던 신도들은 갑작스런 행동에 어리둥절한 표정.
우즈는 사찰을 나서면서도 `용지연'이라는 연못에 동전을 던진 후 서툰 발음으로 "나무아미타불…."
뭐라고 했는지 물으니 우즈는 올해 OB가 꼭 우승하게 해달라고 빌었단다.
한가지 소원쯤은 들어주지 않겠느냐며 웃는다.
부처님이 영어로 한 염불을 알아 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지성이면 감천이 아닐까.
[서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