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호] 국내 첫 프로레이서 됐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12일 15시 33분
한국 최고의 모터사이클 오프로드 레이서 조성호(30)가 국내 제1호 프로레이서가 됐다.
조성호는 최근 모빌(Mobile)사와 연봉 6천만원에 프로선수 계약을 했다.
세계 석유화학계 빅3중 하나인 미국 모빌사는 선수 선발 기준이 엄격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회사.
자동차, 모터사이클을 망라한 모터스포츠계의 세계적 톱랭커들은 거의 예외없이 모빌의 스폰서십을 갖고 있다.
최고가 아니면 지원하지 않는 모빌사가 모터사이클의 황무지나 다름 없는 한국에서 조성호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해 조성호가 국제경기에서 보인 무한한 가능성 때문이다.
88년 국제 A급경기서 우승한 이래 최근까지 10년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조성호는 지난해 한국모터사이클경기협회가 FIM(국제모터사이클연맹)에 가맹함에 따라 중국과 필리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 2차례 출전했었다.
국내대회와는 달리 코스가 훨씬 험하고 긴 슈퍼크로스급 경기인 이 대회에서 각각 9위를 마크한 조성호에게 모빌사 관계자가 스폰서를 제의했다.
모빌사로서는 조성호가 전업선수로 뛸 경우 아시아 최고의 자리도 넘볼 수 있는 실력이라는 판단이 선 것이다.
6천만원의 연봉은 세계적 톱랭커와 동등한 대우.
지금까지 조성호의 직업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시내를 누비며 각종 서류를 전달하는 퀵서비스 배달맨.
그러나 이젠 어엿한 직업 레이서다.
"평생의 꿈을 이뤄 요즘엔 잠도 안온다"는 조성호는 "무엇보다도 후배들에게 길을 터줬다는 점이 기쁘다"고 말했다.
조성호의 트레이드 마크는 공중에서도 코너링을 위해 몸을 뒤틀만큼 공격적인 점프.
올 5월 벌어질 대회에서는 프로레이서 조성호의 점프가 한층 가벼워질 것 같다.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