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부시 침묵에 속타는 한화
기사입력 1998년 03월 05일 14시 53분
★…"이거, 실력 아니냐?"
"설마…."
한화 벤치는 지금의 현실이 믿고 싶지 않다.
`조금 지나면 나아지겠지'하고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불안하기만 하다.
다름아닌 올시즌 팀을 우승까지 이끌어 줄 것으로 믿고 있는 메이저리그 출신 거포 마이크 부시의 부진 때문.
청백전에 들어가기 전만 하더라도 다른 선수보다 한 수위의 파워를 선보였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완전히 `마이크 부시시∼'다.
지난 1일 첫 청백전.
청팀 4번타자를 맡은 부시는 첫 타석에서 큼직한 중견수 플라이를 쳐 거포의 실체를 보여주는가 싶었다.
하지만 두번째, 세번째도 삼진, 마지막에도 역시 삼진.
이때까지 코칭스태프의 판단은 `한국의 스트라이크 존에 익숙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지난 4일의 청백전.
첫번째와 두번째 타석에서 내야 땅볼로 물러난 부시, 세번째와 네번째는 혼자 죽는 것도 아쉬운 지 연속 병살타로 스타일을 완전히 구기는 것이 아닌가.
삼진을 의식한 듯 모두 3구이내에 승부를 내는 적극성을 보였지만 외야 플라이 하나 없는 `고개 숙인 거포'였다.
그래도 아직까지 `국내 무대에 적응만 하면 올시즌 홈런 판도를 완전히 뒤바꿔 놓을 0순위 후보'라는 부시에 대한 평가에 마음을 놓아 보기는 하는데.
"제발, 이것이 실력이 아니기를…."
겉으로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면서 속으로는 간절히 외치는 한화 벤치의 바람이다.
[신보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