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턱없이 높은 영화 수입가 낮춘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04일 15시 13분
LA 샌타모니카에서 열리고 있는 98년 아메리칸 필름 마켓(AFM)에 참가한 한국의 영화수입사들이 계약된 영화의 구매가를 낮추는 `재협상'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시작돼 5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이번 AFM의 최대 이슈는 한국 등 아시아국가의 경제위기로 뉴라인시네마를 비롯한 미라맥스, 시너지 등 할리우드의 배급사들도 한국 등의 구매가 인하 협상에 능동적으로 응하고 있는 것.
지난 96년 뉴라인시네마 배급영화의 한국배급권을 총제작비의 6%에 계약한 대우영상미디어사업부는 그동안 뉴라인시네마 배급영화의 한국내 흥행실패와 IMF로 인한 환율급등 등을 들어 총제작비의 2%로 구매가를 낮추는 데 합의했다.
뉴라인시네마의 롤프 미드윅 사장은 "현재 원화에 대한 달러 환율을 1천6백원대로 보고 2%로 인하하는 대신 한국의 환율시장이 1천원이나 1천2백원대로 안정될 경우에는 이보다 상향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대우와 2년 연장 계약한 이후 한국에서 개봉된 `머니 토크'와 `원 나잇 스탠드'의 가격도 2%로 낮춰, 나머지 2%분에 대해서는 돌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라맥스로부터 주로 영화를 구매해온 신도필름(대표 정융사)이나 미라신코리아(대표 안병주)도 이미 계약된 영화들의 구매가를 30%∼40%씩 인하하는 `가격 재협상'에 성공했다.
이처럼 할리우드의 메이저배급사들이 능동적으로 `가격 재협상'에 나서고 있는 것은 LA타임스 등 매스컴에서 "아시아의 위기가 할리우드를 강타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연일 게재하는 등 말로만 듣던 아시아의 경제위기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
또한 삼성영상사업단이 뉴리젠시 프로덕션에 투자한 6천만달러를, 제일제당이 스티븐 스필버그의 드림웍스에 투자한 3억 달러 등을 거둬들일 것에 대해서도 할리우드 배급사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LA=이창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