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너스티컵] 차감독 '아시아대표 축구인'
기사입력 1998년 03월 04일 14시 14분
○…월드컵축구팀의 차범근 감독（45）이 일본과의 다이너스티컵 개막전 패배후 `표정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패장으로서의 쓰라린 심정이야 말할 나위가 없지만 그렇다고 마냥 찡그리고 있자니 가뜩이나 풀이 죽은 선수들의 사기를 더욱 떨어뜨릴 우려가 있어 `속은 쓰리나 겉으론 웃어야 하는' 고통스런 입장이 된 것.
차감독의 이러한 `연기'가 효력을 본 탓인지 중국전을 앞두고 3일 오후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가진 선수들의 표정은 전날에 비해 부쩍 밝아진 모습.
○…월드컵축구팀은 3일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30분 가량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에서 4일 중국전에 대비한 전술훈련을 가졌다.
차감독은 훈련을 마친 뒤 "한－일전 패배의 후유증을 중국전으로 만회할 수는 없겠지만 두번 다시 실수는 없을 것"이라며 "중국 장신공격에 대비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2차전 상대인 중국의 장신 스트라이커 카이쉔（1@94）이 3일 모친상을 당해 급거 귀국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4일 한국과의 2차전을 앞두고 20명의 최종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던 가오펑을 대신 합류시킬 수 있도록 AFC（아시아축구연맹）에 요청했는데 AFC측은 한국 일본 홍콩팀 관계자들과 협의끝에 이번 사태를 `천재지변'으로 인정, 엔트리 교체를 허용했다.
○…차범근 감독이 일본 유력일간지 아사히 신문이 시리즈로 기획중인 98프랑스월드컵 특집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구인'으로 선정됐다.
아사히 신문은 98프랑스월드컵 특집으로 유럽의 베켄바워, 브라질의 지코 등 유명 축구인을 대륙별로 1명씩 선정해 개인적인 근황과 함께 월드컵 전망을 싣고 있는데 차감독을 아시아의 대표적인 축구인으로 선정한 것.
아사히 신문은 당초 차감독에 대한 2시간짜리 인터뷰를 다이너스티컵대회 기간중 가질 예정이었으나 시간이 없고 한국팀의 내부사정도 좋지 않아 오는 12일쯤 서울에서 인터뷰를 하기로 변경.
차감독은 당초 오는 12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벌어지는 멕시코－콜롬비아의 친선경기를 관전할 계획이었으나 경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여유가 생긴 것.
○…3．1절 한－일전에서 후반 43분에 헤딩결승골을 넣은 일본의 조 쇼지（23）가 경기도중 앞니 2개가 부러진 것으로 밝혀졌다.
조는 이날 경기도중 전담마크맨인 유상철과 몸싸움을 벌이다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는데 피와 함께 앞니 2개가 섞여나와 이를 팀닥터가 보관하고 있다는 것.
한편 일본축구협회는 결승골을 넣은 조 쇼지의 공로를 인정해 수술비 100만엔（약 1천300만원）을 모두 부담키로 결정했다.
○…일본대표팀에서 탈락위기에 몰려있는 미우라 가즈（31）가 4일 다이너스티컵 2차전 대홍콩전에 스타팅 멤버로 출전한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
오카다 감독은 홍콩전을 앞두고 "가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며 귀화 일본인 로페스（29．브라질）와 함께 스타팅멤버로 나설 것을 지시했는데 그 진의를 놓고 `마지막 기회'냐 `탈락을 위한 수순'이냐를 놓고 설이 난무하고 있는 것.
그러나 대부분의 일본 언론들은 오카다 감독의 제스처가 가즈를 대표팀에서 탈락시키기 위한 명분으로 파악하면서 "가즈의 10년 영화（榮華）가 드디어 종말을 고하게 됐다"며 탈락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요코하마＝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