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스키 알고보면 설원 아닌 얼음판 경기
기사입력 1998년 03월 01일 15시 27분
@…월드컵 스키는 썰매（?）.
지난달 28일과 1일 이틀간에 걸쳐 펼쳐진 스키의 `메이저리그' 98용평 월드컵 스키대회 경기장인 용평리조트의 레인보우 슬로프는 설원（雪原）이 아니라 빙판（氷板）이다.
일반적으로 아마추어 스키어들이 가장 싫어하는 아이스반（Ice Bahn:슬로프 표면위로 드러난 얼음판） 위에서 경기를 하는 것.
일반적으로 스키하면 눈위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같은 경우에는 철저하게 얼음판 위에서 경기를 하게 된다.
왜냐하면 눈위에서는 스키의 바닥과 눈 사이에 마찰이 생겨 스피드가 나지 않기 때문.
선수들은 대회전이나 회전 경기를 할 때 거의 스키의 양쪽 날（엣지）로만 타고 내려오기 때문에 말이 스키지 스케이트를 타고 얼음 언덕을 내려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월드컵 대회 조직위는 최소한 40㎝ 두께의 얼음판 위에서만 대회를 치를 수 있다고 규정으로 못박고 있다.
대회가 시작하기 전 수십명의 스키어들이 일렬로 내려오면서 코스를 정비하는 것도 선수들이 내려올 코스에 눈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치우기 위한 것.
용평리조트에서는 이번 대회를 위해 레인보우 슬로프를 50㎝ 두께의 얼음판으로 덮었다.
우선 슬로프에 눈을 뿌리고 20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용평리조트 직원들이 이를 밟아 단단하게 다진 뒤 표면의 90도 각도로 물을 뿌려 슬로프를 얼렸다.
이같은 작업을 1개월여간에 걸쳐 반복해 대회조직위원회가 요구하는 조건을 만족시켰다.
지난달 벌어진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경우에는 아예 슬로프 밑에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해 밑에서부터 얼려 나갔다고 한다.
그래선지 대회가 벌어진 레인보우 슬로프 입구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이 슬로프는 모두 얼어 있어 매우 위험하오니 아마추어 스키어들은 다른 슬로프를 이용해 주십시오.'
[이사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