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 김세진 '우승컵 안고 병원행'
기사입력 1998년 03월 01일 15시 27분
"아니야. 우리팀에 병치레 안한 선수가 어디있니…."（김세진）
데이콤배 98한국배구슈퍼리그 남자부 결승 3차전이 열린 지난달 28일 잠실학생체육관.
김세진（25）이 왼쪽 다리를 절룩거리면서 코트를 빠져 나오자 신진식（24）이 다가가 그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속삭였다.
이날 새벽 삼성화재 배구단에는 비상이 걸렸었다.
`갈색폭격기' 신진식과 함께 팀공격의 핵심인 `월드스타' 김세진이 지난달 27일 훈련도중 왼쪽무릎 인대를 다쳐 결승 3차전 출전이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김의 부상 부위는 공교롭게도 지난 95년 반월판 연골을 잇는 수술을 받았던 자리.
의사들은 당시 "부상이 재발하면 선수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며 여러차례 경고를 했었다.
신치용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관계자들의 만류도 잇따랐다.
하지만 김세진은 경기출전을 강행했다. 그리고 20득점 37득권 4블로킹.
그가 벤치를 지켰더라면 삼성화재는 이날 현대자동차써비스와의 피말리는 풀세트 접전에서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생애 처음으로 슈퍼리그 MVP에 오른 것은 다 세진이 형의 덕분입니다."
배구기자단 투표에 의해 선정되는 슈퍼리그 MVP는 우승팀 선수에게 주어지는 게 관례.
따라서 김세진이 남은 경기에 불참했더라면 삼성화재의 2연패, 신진식의 MVP도 없었을 것이다.
신진식은 오는 5일쯤 김세진이 병원에 입원하면 당분간 그의 병상을 지킬 작정이다.
[김 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