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주부 스트레스 잡는 '노래치료사'
기사입력 1998년 02월 24일 15시 22분
`스트레스는 노래로 풀어라.'
IMF한파시대에 `노래치료사'라는 이색직종이 주부들의 찌든 마음을 봄눈 녹이듯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노래지도강사인 이화숙씨（33）는 IMF를 맞아 엔돌핀을 만들어내는 `노래치료사'라는 꼬리표를 하나 더 달았다.
실직된 가장만 괴로운게 아니라 그 곁에 있는 부인들도 동병상련이게 마련인 시점.
"어려울수록 가슴을 활짝 펴고 노래를 실컷 부르다보면 어느새 정신이 맑아지고 속이 후련해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게 그녀의 노래치료효과론이다.
`엔돌핀 제조기'를 자처하는 그녀는 5년전부터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등에서 노래강사로 활동해오고 있어 이 방면에서 `그녀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요즘에는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을 호소하거나 속이 답답하다고 토로하는 주부들이 부쩍 늘었어요. 제가 의사는 아니지만 노래가 마음속의 묵은 찌꺼기를 배설시켜서 속이 시원한 카타르시스 효과를 준다는 이론에 동의해요."
KBS 2TV `도전 주부가요스타'의 심사위원이기도 한 그녀가 밝힌 요즘 주부들의 주요 레퍼토리는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 혜은이의 `감수광' `제3한강교', 조용필의 `바람이 전하는 말', 패티김의 `가시나무새', 현숙의 `요즘 남자 요즘 여자' 등으로 다분히 정적인 복고풍이란다.
"주부들이 선호하는 노래를 통해서 세태를 엿볼 수 있지요. 거품시대에 록발라드 계통의 댄스곡이 선호됐다면 이제 주부들은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가사를 음미하면서 정감어린 노래에 빠져드는 것같아요."
[김동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