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재] 부상방지 묘약은 땀방울
기사입력 1998년 02월 23일 15시 57분
해태 외야수 최훈재（31）는 이번 겨울 배구선수다.
정규훈련 일정이 끝난뒤 특타를 시작하기에 앞서 최훈재는 마치 배구선수마냥 손바닥 곳곳에 반창고로 도배를 한다.
"훈련 열외요? 꿈도 꾸지 못해요."
훈련 강도 높기로 소문난 `호랑이굴'에서 한시즌을 성공적으로 버텨낸 최훈재의 단내 섞인 말이다.
손바닥의 굳은 살로 쥐기 조차 힘든 배트지만 일단 타석에 들어서면 눈빛부터 달라진다.
2대의 배팅머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140㎞ 이상의 공을 나오는 대로 족족 받아 넘기는 최훈재의 파워배팅은 제2의 전성기 그 자체다.
김성한타격코치는 "작년과 달리 뉘었던 방망이 각도를 약간 세우고 타격시 앞발의 중심이동이 부드러워져 올시즌에도 활약이 기대된다"며 상당히 만족스러운 눈치다.
작년 해태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면서 최훈재는 LG때의 스승 이광환전감독과 했던 약속을 지켜냈다.
`텃세 센 해태서 기죽지 말고 주전 자리를 꿰차라'는 당부를 실현한 것.
112경기에 나가 데뷔후 가장 많은 홈런（12개）을 때려내며 3할에 육박（0.292）하는 타율을 기록했다.
최훈재의 올시즌 목표는 `부상없는' 한시즌을 보내는 것.
작년 6월 광주 쌍방울전서 갈비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한뒤에도 외야를 지켰던 그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부상 투혼'을 읽었지만 단 한사람, 부인 강숙희씨는 가슴이 무너져내렸다고.
"`벤치에만 머물러 있어도 좋으니 제발 몸 상하지 말라'는 아내의 말에 새끼 손가락 걸고 엄지도장까지 찍었어요. 약속을 지키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죠."
부상 없는 한시즌을 위해 해태 최훈재는 오늘도 뛴다.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