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이순철 13년만에 '등번호8번' 소원성취�
기사입력 1998년 02월 20일 16시 26분
★…"13년만에 소원 성취했어요."
삼성 이순철（37）이 13년만에 소원 하나를 이뤘다며 연신 싱글벙글이다.
바로 삼성에 입단하면서 받은 등번호 `8'번 때문이다.
해태 시절 이순철의 등번호는 14번.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14번을 원하지는 않았었다.
애당초 지난 85년 이순철이 프로에 입단하며 원했던 번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인 8번.
둥굴둥굴한 이미지와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를 상징하는 8번을 가장 좋아했었다나.
하지만 당시 8번의 주인은 대선배인 김종윤（현 해태코치）.
어쩔 수 없이 남는 번호인 14번을 달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년뒤 김종윤 코치가 해태를 떠나면서 8번은 주인이 없어졌지만 신인왕까지 차지하며 자신의 백넘버를 널리 알렸는데 굳이 바꿀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그대로 14번을 고집.
12년동안 유니폼에 달고 미운정 고운정 다 들였지만 삼성에 다시 입단하면서 보니 14번의 주인은 투수 최고참 성 준.
그래서 찾은 등번호가 신인 시절 자신이 그렇게도 원하던 8번이 됐다. "다시 선수 생활을 시작하며 얻은 번호가 넘어져도 다시 서는 오뚝이를 상징하는 8번이라…. 우여곡절 끝에 생명을 연장한 제 처지랑 닮은 것 같아 우습네요."
백넘버 이야기를 하며 쓴웃음을 짓는 이순철의 눈빛에 재기를 향한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것 같다.
[함용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