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선수] '방망이 더 큰것 갖다 줘요'
기사입력 1998년 02월 20일 16시 26분
롯데 외국인 선수 브래디（29）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경기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미국에서 자신이 직접 공수해온 후지어（Hoosier） 방망이 20자루가 `국내 사용 불가'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KBO는 롯데측의 유권해석 의뢰에 대해 "미제 방망이 중 KBO가 공인한 제품은 루이빌, 롤링스, 미즈노, 나이키（전 쿠퍼） 등 4개사 뿐"이라며 "후지어는 경기중에 사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브래디는 KBO의 까다로운 타당성 검사를 받지 않는 한 자신의 손에 익은 방망이를 쓸 수 없게 됐다.
한화 부시（30）는 1@95, 109㎏의 거구답게 35.5인치 루이빌 20자루를 갖고 들어왔다.
34인치가 주류인 국내에서는 구경조차 하기 힘든 대형 사이즈.
팀동료 치멜리스（31）는 연습용 스탁스（Stocks）를 5자루 가지고 왔을 뿐, 경기용은 국내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에 곧바로 합류한 현대 쿨바（32）는 다소 생소한 NTB사 제품을 쓴다.
광고효과를 노린 NTB가 자신의 에이전트사인 CSMG와 공급계약을 체결, 쿨바는 돈 한 푼 안들이고 `무기'를 지급받는 행운을 안았다.
현대는 NTB가 작년 부정 방망이 파동을 일으킨 미제 미즈노를 생산한 회사인만큼 그것을 능가하는 `요술'을 기대하는 눈치.하지만 이 역시 KBO의 타당성 검사를 거쳐야 한다.
OB의 카세라스（34）와 우즈（29）는 구단에서 지급한 국산 킹 방망이로 연습중이다.
하지만 성에 차지 않는 듯 3월 입국예정인 부인들에게 나란히 `SOS'를 타전, 미국에서 쓰던 루이빌을 공수해올 예정이다.
[김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