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소리꾼] 왕기철-기석
기사입력 1998년 02월 13일 15시 05분
형이 "동생은 연기가 참 좋다.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는 재능이 탁월하다"고 추켜세우자 아우는 "형의 타고난 목청, 시원한 창법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고 화답한다.
이몽룡역에 형제소리꾼 왕기철(37)－기석씨(35)가 함께 출연, 화제를 모은다. 한 무대에서 한 역할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작품에 출연하는 것도 겨우 세번째다.
왕기철씨는 학문적이다. 한양대 대학원을 거쳐 국악예고 교사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국립국악원이 공연한 `춘향전'에 출연한 이후 두번째 무대다.
"무대 경험이 없어 무척 떨립니다. 특히 연기가 힘들어요. 동생이 연습하는 장면을 모두 지켜보면서 배우고 있습니다." 이몽룡과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감정이입하는 것도 만많치 않다고.
75년 박귀희선생에게 배우며 소리에 입문, 김소희－조상현 선생에게 사사했다.
왕기석씨는 형에 비해 무대경험이 풍부하다. 지난 80년 국립창극단에 놀러왔다가 우연히 단원이 된 이후 무수히 많은 공연을 했다. 88서울올림픽 기념공연 때도 주역으로 활약했다. 창극은 상대방과의 약속, 연기, 무용이 어우러져야 하기 때문에 판소리 완창보다 더 힘들단다. 남해성－박봉술－오정숙선생 등에게서 배웠다.
"경쟁의식이 생기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잘하고 싶기는 하지만 견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서로의 장점을 배우려고 노력합니다." 형제소리꾼의 이구동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