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되자] '큰발'고민하다 신발업계 뛰어들어
기사입력 1998년 02월 12일 15시 23분
서강대 경영대학원생인 임지선양（25）은 작년 7월 인생항로를 구두 디자인계로 선회했다.
`언젠가는 발이 큰 여성들을 고민으로부터 해방시켜주겠다'고 벼르다가 뒤늦게 `칼'을 뽑아들고 미지의 세계로 뛰어든 것이다.
어릴 때부터 남자 운동화만 신어야 했던 자신의 지나치게 큰 발（270㎜）에 대한 반발심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임양은 서울의 현대액세서리 디자인학원과 인연을 맺으면서 구두에 미치기 시작했다.
월 수강료 33만원에 6개월 코스.
전공과 무관한 낯선 분야였던 탓에 임양의 디자인 공부는 출발부터 고행이었다.
수강생의 대부분이 관련학과 출신들이었던 만큼 진도를 따라잡기가 버거웠던 것이다.
그래서 임양은 잠을 줄였고, 남들보다 갑절을 뛰었다.
임양이 첫 결실을 맺은 것은 작년 12월.
제1회 한국패션액세서리 디자인대회에 자신이 만든 빨간색 벨벳구두와 검정색 인조모피 부츠를 출품해 디자인부문 최우수상을 차지한 것이다.
동시에 고유브랜드인 `건테이（Gon Tae）'를 탄생시켜 창업준비도 완료했다.
아직 간판은 내걸지 않았지만 벌써 100여 켤레의 주문이 들어와 있을 정도로 임양의 구두는 인기다.
특히 임양의 작품은 태극선을 응용해 정감이 넘친다는 점과 7만∼8만원 정도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긴다.
소액의 투자와 뚝심만으로 마침내 인생의 과녁을 꿰뚫은 것이다.
"관심과 노력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저도 단지 발이 크다는 이유하나 만으로 뛰어들었으니까요."
임양은 오는 9월 중소기업진흥청에서 개최하는 대학생창업경연대회에 사업계획서를 제출, 든든한 `돈줄'을 잡아 해외판로도 뚫을 작정이다.
발도 크고, 야망도 큰 여자 임지선. 그녀의 `대성공'이 목전에 다가와 있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