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타격 '만점'
기사입력 1998년 02월 12일 00시 56분
이준성 기자
주니치 `폭풍' 이종범(28)의 방망이 타격음이 경쾌하다.
매일 예정된 타격훈련 외에 이틀에 한번씩 특별타격훈련을 하는 이종범의 방망이 스피드는 예사롭지 않다.
이종범은 11일 배팅볼 투수→변화구 피칭머신→직구 피칭머신 순으로 한 특타에서 150여개의 타구중 22개를 좌측 펜스 너머로 날려 보냈다.
이종범이 타격을 할때마다 백스톱 뒤에서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호시노감독은 "직구 변화구의 구질은 물론, 안쪽 바깥쪽, 높은 공 낮은 공 등 코스별로도 특별한 약점이 없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당초 팀선배 선동열을 비롯한 한국 야구 관계자들은 수비와 주루에 비해 이종범의 타격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
이종범이 높은 공과 직구에 굉장히 강하지만 낮은 공, 특히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투수들이 정교한 컨트롤을 바탕으로 유인구를 잘 던지고 포크볼 체인지업 싱커 등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구질을 많이 던지기 때문에 이종범의 방망이 활약은 미지수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종범은 나고야 자율훈련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거치는 한달여 동안 변화구와 각종 볼에 놀랄만큼 적응해 이러한 우려를 깨끗이 씻어 주었다.
호시노감독은 "이종범이 높은 공에 너무 쉽게 방망이가 나간다. 끝이 살아있는 직구에는 파울이나 평범한 플라이로 물러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면서 "높은 공만 주의하면 올시즌 공격 선봉으로 제 몫을 충분히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좋아하는 코스의 공이라고 방망이가 너무 쉽게 나가면 승부요령이 뛰어나고 유인구를 잘 던지는 투수에게는 오히려 끌려다닐 소지가 많다는 조언이다.
가장 우려했던 타격에서도 감독의 공인을 받은 이종범은 요즘 신나는 `방망이 춤'을 추고 있다.
이종범은 오는 22일 미야코지마의 히라라구장에서 열리는 오릭스와의 첫 시범경기부터 출전하는 등 올시즌 벌어지는 22차례의 시범경기에 모두 뛰면서 실전감각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