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호봉] '이상훈 불똥' 선수등록 안돼
기사입력 1998년 02월 11일 15시 44분
꼭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는 일이 있다.
울자니 허탈하고 웃자니 기막힌 상황.
현대는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로 전훈 선수단을 떠나 보내며 두명의 꿈나무 투수와 '특별한 작별'을 했다.
고졸 5년생 문창환(24)과 98년 1차지명 선수인 고호봉(24).
이들은 현대가 1년동안 자매구단인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파견하는 연수생이다.
피츠버그의 마이너리그 팀에서 850달러의 월급까지 받고 뛴다니 국내 프로팀 선수로선 첫 유급 연수 기록.
그러나 이상훈의 미국행이 돌부리에 걸리면서 불똥이 튀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MLB)이 이들도 국내 프로선수의 스카우트 케이스로 해석, 등록을 받지 않고 있는 것.
이상훈 태풍 속의 잔잔한 소동이다.
LG와 KBO가 우왕좌왕 밟았던 수순과 꼭 닮은 상황.
현대가 당황했고 KBO는 MLB에 협조공문을 발송했으나 '경우'와 '사정'에 빡빡한 MLB는 에누리가 없다.
이상훈 케이스와 발맞춰 현대 문제의 처리도 한없이 미루고 있다.
현대로선 이들을 FA로 풀어 30개 구단에 공시하는 코미디는 생각할 수도 없다.
선수 등록을 해야 실제 마이너리그에서 뛸수 있으니 유급 연수도 포기할수 없다.
LG에는 슬쩍 커닝할 상대가 생겼는지도 모른다.
여하튼 이달말까지 '수완좋은' 현대는 두 투수를 무사히 마이너리그에 입성시킬 방법을 내놓을 참이다.
[이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