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비디오 분석' 삼매경
기사입력 1998년 02월 06일 15시 40분
`이미지를 파괴하라！'
주니치 `폭풍' 이종범(28)이 비디오를 통해 일본 야구를 공략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체력 보강과 야구 숙달 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밤에는 비디오 분석에 여념이 없는 것.
이종범은 최근 상대팀 선수들의 강약점을 철저히 파악하는 분석팀으로부터 20여개의 비디오 테이프를 받았다.
작년 일본시리즈 우승팀 야쿠르트를 비롯해 요코하마 히로시마 요미우리 한신 등 센트럴리그 5개팀 주요 투수들의 투구와 경기 모습이 담긴 것들이다.
이종범은 오는 4월 3일부터 시작되는 히로시마와의 개막 3연전에 대비해 히로시마 투수들의 피칭 비디오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
작년 방어율 왕인 43세의 베테랑 오노, 신인왕 사와자키, 마무리 사사오카 등이 던지는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타이밍 맞추기에 여념이 없다.
앞으로 선동열의 라이벌이자 작년 주니치전 14경기에서 14세이브를 따낸 요코하마의 사사키와 야쿠르트의 이시이 타바타, 요미우리의 사이토 갈베스 구와타, 한신의 야부 등 일본의 내로라하는 투수들의 비디오도 볼 예정이다.
요미우리 주전 마무리로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펼쳐야 할 조성민도 분석 대상이다.
이종범은 일본 투수들이 던지는 각종 구질과 주무기, 승부 패턴은 물론, 투구폼과 견제 동작의 허점까지 분석가들의 자문과 최인호 매니저의 해설로 샅샅이 파헤쳐 3할타율, 50도루, 20홈런의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종범은 "일본 투수들의 구질이 다양하고 컨트롤이 정확하지만 때리기 힘들다는 생각은 않는다. 무엇보다 상대방과의 기세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비디오속의 일본 투수들은 내가 파괴해야 할 표적에 불과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