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한국형 미인이 뜬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05일 15시 49분
방송가에 `IMF 미인' 전성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톡톡 튀는 성격에 서구적 용모의 미인대신 한국적 이미지의 여자 연기자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
이는 고통의 IMF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고 위안을 얻기 위해서는 성적 매력보다는 모성애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인식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요즘들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대표적 IMF 미인은 김미숙 전인화 장미희.
김미숙은 지난 2일부터 방영된 MBC TV 월화 미니시리즈 `사랑'에서 남편의 사별에도 불구하고 다섯살짜리 여자아이를 키우며 사진작가로서 꿋꿋이 살아가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특히 김미숙은 연하의 미혼남인 장동건의 풋사랑 구애를 귀엽게 봐주면서도 이영하와 `성숙한' 데이트도 나누는 등 남자의 가슴을 따뜻하게 감싸는 여인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KBS 2TV `결혼 7년', `정때문에'에 출연하고 있는 전인화 역시 IMF 체제에 따라 연예계에 복귀, 차분한 연기를 펼치며 왕년의 인기를 되찾아 가고 있다.
지난 89년 명지대 연영과에서 강의를 시작하며 드라마를 떠났던 장미희 역시 4일부터 전파를 탄 MBC TV의 수목드라마 `육남매'에서 남편을 잃고도 6남매를 훌륭히 키워내는 `인고의 어머니'로 열연하고 있다.
KBS 1TV `용의 눈물'에서 세자빈으로 출연하고 있는 안연홍 역시 세자 이민우의 반항아적 기질과 행동에도 현모양처로서 자세를 잃지 않는 등 서구화에 따라 주눅들어 있던 한국적 미인의 자존심을 되찾아 주고 있다.
연출가 이관희씨는 "IMF의 시대에 있어 한국적 어머니는 이 고통의 늪을 헤쳐 나가게 할 수 있는 등불이자 오아시스같은 것"이라며 "드라마에서의 역할뿐 만아니라 이미지도 우리의 어머니와 어울리는 IMF 미인에 대한 인기는 날이 갈수록 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호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