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명작순례] (3)정해창 작 '무제'

기사입력 1998년 02월 04일 15시 37분


정해창 작 `무제'

(한국사진사연구소 소장작품. 1929년 추정. 100×135㎜).

인고의 세월을 버텨온 소나무와 고가옥, 삶의 때가 낀 돌계단 아래 두 여인네가 앉아있다. 갈대를 든채 두눈을 새초롬하게 내려깔고.

마치 한폭의 그림같은 이 작품은 초창기 인텔리 작가였던 정해창(1907∼68)의 풍경사진이다.

인물사진 외에 풍경, 정물 사진에도 일가를 이뤘던 정해창은 마치 동양산수화에서 인물이 풍경속에 관자(觀者)로 묘사되듯 인물을 사진화면의 구성요소로 삽입했다. 동양화의 맥을 살리고 싶어서일까. 그의 풍경화엔 항상 한두명의 사람이 들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