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런트] 미국산 송골매 '모범착지'
기사입력 1998년 02월 02일 15시 08분
"헤이, 비비."
프로농구 경남 LG의 올라운드플레이어 버나드 블런트（27）의 별칭은 비비（B.B）다.
이름의 이니셜을 따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부르는 약칭이다.
하지만 용병 동료 로버트 보이킨스는 그를 비버（Beaver）라고 부른다.
비버는 연습벌레란 의미로, 외국을 돌며 품을 파는 용병들이 자칫 빠져들기 쉬운 고독감을 훈련으로 극복하는 블런트의 모습을 지켜본 보이킨스가 붙여준 별명이다.
`연습벌레' 블런트가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나이키스포츠가 협찬하는 97∼98스포츠조선－나이키 프로농구대상 1월의 다섯째주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영예의 주간 MVP 블런트에게는 50만원 상당의 나이키 상품권과 크리스털트로피가 3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지는 대전 현대전에 앞서 수여된다.
지난해 3월 창단돼 채 돌도 지나지 않은 신생팀 LG가 올시즌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배경으로 여러 요인을 꼽을 수 있겠지만 이충희 감독은 블런트의 전천후 활약에 가장 후한 점수를 준다.
당초 LG는 대학을 갓 졸업한 선수들이 주축인데다 대부분 실전경험이 적은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미국 대학농구와 오스트리아 포르투갈리그에서 뼈가 굵은 블런트가 노련한 게임리딩으로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가면서 LG는 강력한 팀워크를 발휘했다.
특히 지난 주말경기서는 리딩가드로 공수를 주도하며 올시즌 원주 나래전 4전전승을 견인, LG가 일약 공동 3위로 발돋움하는데 크게 한몫했다.
센터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무리없이 소화하는 블런트는 지난달 8일 창원에서 벌어진 안양 SBS전서 20득점 14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기록, 올시즌 용병 중 첫 트리플더블러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류성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