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권오인 2단●서봉수 9단
기사입력 1998년 02월 01일 15시 36분
제7보(101∼117)＝전보 흑은 @의 완착으로 초．중반의 우세를 대번에 상실할 뻔했으나 우하변에서 백이 무리한 패를 결행함으로써 다시 승기를 잡고 있다. 패란 `팻감'이 많은 쪽이 이기게 마련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권 2단은 잠시 간과한 것일까.
흑 1 패때림에 백은 더이상 마땅한 팻감이 없는 실정이다. 이곳은 쌍방 부담이 워낙 큰 패싸움이라 웬만한 팻감은 불청할 그런 두 대국자의 태세. 그래서 백은 팻감 한번 써보지 못하고 2로 물러서야만 했다.
결국 5까지 백 모양은 움츠러들었고 덩달아 매우 엷어졌다. 지금이라도 백은 `가'로 지켜 엷음을 보강하는 것이 정수. 그러나 [참고도 1]이 어른거려 도통 내키지 않는다. 애초 백 1．3으로 알기쉽고도 평범하게 처리했어야 했다는 자책감이 권 2단을 괴롭힌다.
그래서 이곳은 흑의 처분에 떠 맡기고 백 6．8로 건드려 본다. 하지만 흑 9．11이 서 9단다운 빈틈없는 대응. [참고도 2] 백 1．3으로 패를 걸려면 걸라는 태도다. 흑은 4 다음 역시 웬만한 팻감은 불청하고 A로 때려내겠다는 의지.
그런 다음 흑 B로 끊어가면 이젠 좌하 백 말 전체의 안위가 문제가 된다. 따라서 백으로서도 비상시국이 아닌 한 이 패는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백 12 이하는 처절한 실리추구. 흑에 15를 유발시켜 좌상 백 말에 엷음을 초래했지만 백으로선 일단 실리가 급하다. 이렇듯 국면의 균형을 애써 맞춰가려는 백의 추격에 흑 17이 찬물을 끼얹은 통렬한 일격이었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