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일] 이집트-태국전 철벽수비 과시
기사입력 1998년 01월 31일 14시 30분
지난해 최종 예선전까지만해도 `미완의 대기'였던 그가 98킹스컵국제축구대회를 통해 한껏 농익은 기량을 과시하며 주전 스위퍼자리를 꿰차고 나선 것이다.
장대일은 덴마크와의 1차전엔 제외됐으나 이집트, 태국과의 2,3차전에 연속 풀게임 출전, 철벽수비를 진두지휘하며 각각 2대0 완승을 이끌어 결승진출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노련한 게임리드와 안정된 볼배급은 흡사 `스위퍼의 대명사'인 홍명보의 플레이를 연상시킬 정도다.
1m85, 79㎏의 당당한 체격으로 힘에서 뒤지지 않고 제공력이 뛰어난 장대일은 넓은 시야와 감각적인 패싱력을 골고루 자랑하며 최후방 필드사령관으로서 만점 활약을 펼쳐냈다.
사실 장대일은 이번 대회 직전까지만해도 차범근 감독으로부터 그다지 신임을 얻지 못했다.
지난해 차감독으로부터 `홍명보를 이을 차세대스타'로 전폭적인 신임을 받아 최종 예선전에 몇차례 `시험카드'로 출격했으나 미더운 플레이로 화답하지 못했기 때문.
차감독도 홍명보가 빠진 최종수비라인에 장대일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 올초 울산전지훈련때부터 유상철을 스위퍼로 끌어내려 훈련시켜 왔다.
하지만 이번 킹스컵대회를 통해 장대일의 가능성이 입증된 만큼 앞으로 당분간은 장대일을 붙박이 스위퍼로 기용할 뜻을 내비쳤다.
장대일로서는 뼈저린 자기성찰과 피나는 훈련에 대한 대가다.
젊은 혈기 하나만을 밑천삼아 겁없이 덤벼들었지만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만을 깨닫게 됐다는 월드컵 최종예선전.
그러나 장대일은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섰고 보기좋게 재기에 성공했다.
차감독으로서도 겨우내 훌쩍 커버린 장대일이 대견스러운 눈치다.
[최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