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시계추' 남자의 일탈
기사입력 1998년 01월 25일 15시 41분
심심하거든 이런 실험을 해 보시라.
길거리에서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여자의 귀싸대기를 올리며 소리친다.
"야! 누가 이런 청바지를 입으라고 했어?! IMF시댄 줄도 모르나?
외국서 걸레로 버린 걸 비싸게 사입어? 또 입을 거야?!"
그런 뒤에 여자의 반응을 본다.
여자의 열에 아홉은 찢어진 외제 청바지를 입는 것이 법에 저촉되는 구나… 라고 생각해 얼른 `다시는 안 입을게요∼!'라는 사과를 하든가 후다닥 도망을 치게 된다고 한다.
아주 가끔 한 두사람만이 고개를 갸웃 한 뒤에 `당신이 뭔데 남이사 찢어진 청바지를 입건 말건 상관이냐!'고 따지는 정도란다.
창졸지간에 일어 난 일은 왜 그 알맹이를 놓치고 어안이 벙벙 해져버리는 거 있잖아? 그렇게 되는 것이 사람들의 심리란다. 이 건 에로_의 주장이 아니고 한 심리학자께서 하신 말쌈이다.
우리가 사는 동안 아주 중요한 일을 수없이 맞딱뜨리는데도 핵심이나 원인을 규명해 보기도 전에 순식간에 눈앞에 일어났다가 덮여지고 마는것이 부지기수란다.
여러분은 혹시 이런 일을 겪지 않으셨는가?
한 남자가 있었는데 별명이 벽시계의 추다.
그의 출퇴근 등의 시간이 너무나 정확하다는 것이다.
시계추는 오늘도 정확한 시각에 예쁜 아내가 있는 아파트에 도착했다.
그런데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어떤 사내가 1층의 엘리베이터에서 황급히 내리는 거였다.
그 사내는 늘 문을 나서면서 허리띠를 맨다거나 모자를 쓰거나 신발을 신거나… 등으로 옷매무새가 단정치 못하지만 시계추를 보면 정중히 "안녕하십니까? 이제 오시는 군요!"하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는 사내는 총총 사라지는데 시계추는 `참 인사성이 밝은 사람이군'이라는 생각만 할뿐이었다.
그런 어느날 시계추가 몸이 아파 다른 날보다 약간 일찍 집엘 왔다.
`오늘은 내가 빨리 와서 그 인사성 밝은 사람과 만나지 않았나 보다'라며 집으로 들어 가 장농을 열었다.
그러자 장농 안에서 그 사내가 나오며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퇴근이 빠르셨군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