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문] 안방마님 스위치히터 변신
기사입력 1998년 01월 22일 15시 26분
포수는 왼손잡이가 없다.
만약 포수가 왼손잡이라면 배터박스 왼쪽에 서 있는 오른손 타자 앞에서 왼손으로 2루 송구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상대팀에 도루를 내주기 십상이다.
포수들 가운데 스위치 타자가 없는 것도 포지션의 특성상 왼손을 쓸 일이 없기 때문.
한데 OB 포수 최기문（25）이 이런 고정 관념을 깨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오른손 타자인 최기문은 요즘 잠실구장에서 진행 중인 팀 훈련에서 왼손 배팅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매일 200여개의 티배팅으로 왼손 다듬기에 열을 올린다.
사실 최기문의 스위치 히터 수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원광대학교 3학년 때 스위치 타자로 경기에 나선 적이 있고, 프로 첫 해인 96년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왼손 타격을 훈련했다.
하지만 "오른손 배팅이나 제대로 하라"는 주위의 핀잔에 자존심이 상해 스위치 타자를 포기했다.
2년만에 다시 스위치로 돌아서기로 마음먹은 것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OB는 김태형 진갑용 등 포수 자원이 많아 주전자리를 꿰차기가 어렵다.
최기문은 지난해 시즌 75경기에서 마스크를 썼지만 대부분 후반에 투입되는 대수비 역할이었다.
만약 왼손, 오른손 다 구사한다면 상대팀 투수의 유형에 상관없이 번갈아 타석에 들어설 수 있는 유리함이 있어 경기 출전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100m를 12초대에 달릴 정도로 발도 빠른 편이라 왼쪽 타석에서 기습 번트 안타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김한근 타격코치는 "（최）기문이가 원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스위치 훈련을 해보라고 했다. 아직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