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데이트비용 절약 '산행커플'는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19일 15시 22분
산을 오르는 신세대 연인들이 늘고 있다.
IMF시대를 맞아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산을 찾아 오붓한 둘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
경제적인 점외에도 등산 데이트의 장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만나면 식사하고 커피숍에서 시간을 보낸 뒤 극장이나 비디오방을 찾는 `판에 박힌' 스케줄대로 움직여 왔던 젊은 연인들에게 근교의 산자락을 오르는 것은 신선하기만 하다.
가까운 산을 찾으면 되고 요란하게 준비할 것도 없이 간편한 옷차림이면 돼 편하다.
또 서로 밀고 당겨주고 격려하면서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 `자연스런 신체접촉(?)'을 통해 서로의 애정을 새삼 확인할 수도 있다.
회색빛 콘크리트숲에서는 `둘만의 공간'을 갖기 위해 어두컴컴한 곳으로 찾아들지만, 산에서는 발길닿는 모든 곳이 밀회의 장소가 되고 다른 등산객들과 마주쳐도 "잠시 길을 잃었을 뿐"이라고 잡아떼면 그만이다.
조민규군(21．서울대)은 "도심에서 데이트할 때는 돈은 돈대로 들고 무미건조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얼마전부터 여자친구와 함께 산에 다니다보니 마치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산행하는 날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김희영 명예기자(한성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