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택시] '벨라B.의 환상' 등 단편 8개담아
기사입력 1998년 01월 15일 15시 28분
`책 읽어주는 여자' `카페 여주인' 등의 작품으로 국내에도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프랑스 작가 레몽 장의 소설집 `오페라 택시'（세계사）가 나왔다.
소설집에는 `오페라 택시' `벨라 B.의 환상' `치마' `물 이야기' `미라 또는 공원' 등 8편의 작품이 수록돼있다.
작품들은 대부분 까다로운 여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환상 혼란 상상 무의식 광기 등이 도처에 출몰해 눈길을 끈다.
특히 `벨라 B.의 환상'은 콩쿠르상 단편부문 수상작으로 레몽 장의 필명을 높여준 수작.
이 작품은 한 여자에 대한 추억을 더듬으면서 시작된다.
벨라는 거미가 밤마다 어디선가 나타나 온몸을 기어다닌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가족이나 의사들은 그말을 믿지 않고 엉뚱한 곳에서 원인을 찾으려 소란을 피운다.
알고보니 거미집은 정작 벨라의 관자놀이 부근에 있는 환부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독자들은 반전의 쾌감을 맛보게 된다.
삶의 현실, 그리고 그 현실의 불확실성을 바닥에 깔면서 상상력을 부추긴 수작이다.
그런가하면 표제작인 `오페라 택시'는 유머러스한 작품이다.
택시를 서로 잡으려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결혼하게 된 부부. 부부는 매년 결혼기념일이 돌아오면 서로가 남남인 것처럼 `택시잡기 행사'를 치른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미소를 머금게 한다.
이밖에 다른 작품들도 이야기들을 따라 쫓아 읽다보면 엉뚱한 함정에 불쑥 빠지게 하여 즐거움 체험을 선사한다.
[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