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랑방] 날마다 3-4명씩 부상자 속출
기사입력 1998년 01월 13일 17시 26분
◇…축구계가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바뀌면서 98프랑스월드컵 대표팀은 물론 각 프로팀과 아마팀들이 일찌감치 `겨울잠'에서 깨어나 일제히 동계훈련에 들어간 것이지요.
특히 올해는 `월드컵의 해'라서 그런지 축구계의 움직임이 한층 활발하게 느껴지는군요.
그럼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비지땀을 쏟고 있는 대표팀 얘기부터 들어 볼까요.
◇…대표팀의 폭발적인 인기는 울산에서도 여전하더군요.
이 지역 청소년팬 50여명은 지난 6일 대표팀이 울산에 내려온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오전 10시부터 숙소인 다이아몬드호텔에 진을 치고 선수들을 기다리는 열성을 보인 것입니다.
또 오후에는 훈련지인 서부구장에서 100여명의 학생들이 사인을 받으려는 일념으로 선수들을 기다렸지요. 청소년팬들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 주말인 10일에는 400여명이 서부구장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훈련에는 별 지장이 없었나요.
◇…웬걸요. 차범근 감독이 집중력 저하를 이유로 축구협회에 "비공개로 훈련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을 할 정도였습니다.
이에 협회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팬들을 통제했으나 훈련시작 1∼2시간전부터 미리 찾아오는 꼬마손님들로 인해 사실상 비공개 훈련은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이쯤되자 팬들 사이에서는 차범근 감독에 대한 불만도 일고 있습니다.
차감독은 팬들로 인한 집중력 저하를 우려하지만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는 팬들의 뜨거운 성원이야말로 선수들의 사기를 돋우는 명약이라는 게 팬들의 주장이지요.
사실 관중없는 훈련 보다는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는 훈련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누구나가 공감하는 일 아닙니까.
그래선지 어떤 팬은 "팬들에 대한 통제는 집중력 저하 보다는 차감독의 개인적인 성격 탓인 것 같다"며 불쾌감을 드러내더군요.
◇…물론 모든 것이 대표팀의 인기 때문에 생겨나는 잡음들이겠지만 그렇다고 선수들 모두가 팬들로부터 고른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이같은 현상은 팬들의 사인요청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청소년팬들이 작년 월드컵 최종예선때의 활약으로 잘 알려진 선수들에게만 사인요청을 할뿐 대표팀의 절반을 차지하는 신진급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는 것이지요.
지난 9일 영남대와의 연습경기 직후 실시한 공식 사인회에서 장대일 김병지 고종수 윤정환 유상철 등은 꼬마들이 몇겹으로 에워쌌지만 박병주 양현정 성한수 등 신인들에게는 거의 관심조차 보이지 않더군요.
◇…`젊은 피'를 수혈한 새 대표팀의 특징이라면 부상선수가 속출한다는 점입니다.
기존선수는 물론 10여명의 신진들은 차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데 훈련이 과한 나머지 매일 3∼4명씩의 부상자가 생기고 있는 것이지요.
대부분 심각한 부상은 아니어서 2∼3일 쉰 뒤 훈련에 복귀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신인들은 당분간 부상과 뗄 수 없는 사이가 될 듯합니다.
◇…최근 서정원의 프랑스 1부리그 진출도 꽤나 화제가 됐었는데 모두들 그 뒷얘기를 궁금해 하더군요.
◇…서정원이 RC 스트라스부르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용병의 보유규정 때문에 상당한 진통이 있었습니다.
프랑스 프로팀의 경우 팀당 비（非）유럽계 용병을 4명밖에 보유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스트라스부르는 이미 4명의 비유럽계 용병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때문에 스트라스부르는 당초 서정원을 확보한 뒤 스위스로 6개월간 임대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었다는군요.
그러나 지난 7일 스트라스부르의 구단 사무실에서 계약서에 사인하기 직전 이같은 방침이 전격 변경됐다고 서정원의 입단을 주선한 에이전트 최호규씨가 밝혔습니다.
서정원을 영입하는 대신 다른 용병을 방출한 것입니다.
최씨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자리에 나이지리아 출신의 흑인 용병 오그바쿠가 불려와 구단 관계자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은 뒤 격렬히 항의하는 통에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습니다.
◇…스트라스부르와 입단계약을 한 뒤 지난 8일 일시 귀국했던 서정원이 구단의 긴급호출을 받고 출국일을 하루 앞당겨 11일 오후 1시30분 급거 프랑스로 출국했습니다.
서정원은 당초 12일 출국할 계획이었으나 스트라스부르 구단으로부터 "인터뷰가 있으니 11일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고 서둘러 출국한 것입니다.
때문에 서정원은 간단한 옷가지만 챙겨 부인 윤효진씨 및 아들 동훈（4）과 함께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부인 윤씨는 "야반도주하듯 떠나기 때문에 짐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면서 "필요한 물건은 현지에 가서 사서 쓸 계획"이라고 말하더군요.
◇…요즘 울산 현대 고재욱 감독의 심기가 몹시 불편하다면서요.
◇…얼마전에 단행된 GK 서동명（24）의 이적 때문입니다.
현대는 작년말 월드컵대표인 서동명을 비밀리에 전북으로 이적시켰는데 고감독은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지난 7일자 스포츠조선 보도를 보고 안 것입니다.
마음이 상한 고감독은 구단에 전화를 걸어 "너희들 마음대로 해라. 사표내겠다"면서 노발대발했으나 이미 배는 떠난 뒤였습니다.
◇…포항은 지난 9일 계약한 크로아티아 용병 사비토비치（24．DF）와 계약금 지급방법을 놓고 한바탕 줄다리기를 했습니다.
포항은 당초 계약금 34만달러를 일시불로 지급하기로 했으나 최근 달러의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가능한한 돈 지급을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 늦춰보기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포항은 계약금을 2회로 분할해서 지급하는 안을 내놓았죠. 하지만 사비토비치는 "계약금을 받아 전 소속팀인 크로아티아 자그레브클럽에 빨리 보내야 된다"며 난색을 표명했습니다.
결국 포항은 10만달러를 먼저 주고 나머지는 2월 중에 주는 쪽으로 협상을 다소나마 유리하게 매듭지었습니다.
포항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몇개월후면 환율사정이 적어도 지금보단 좋아지지 않겠느냐"며 진한 아쉬움을 나타내더군요.
[정리＝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