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봅시다] 고려대 연승기록
기사입력 1998년 01월 12일 14시 05분
◆…이충희（경남 LG 감독） 임정명（고려대 감독） 황유하（광주 나산 감독） 진효준（명지대 감독） 등 한국농구의 빛나는 별들을 앞세워 70년대 후반 `안암골 호랑이'의 포효로 코트를 진동시켰던 고려대.
농구팬들은 이들의 활약에 힘입은 고려대가 `49연승 신화'를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과연 그럴까.
대한농구협회에 남아있는 기록을 뒤져보면 고려대가 77년 11월 제14회 가을철대학연맹전에서 10연승을 거둔 뒤 79년 7월 대통령배대회에서 해군팀에 91대93으로 패할 때까지 47전 45승 2무의 전적을 남긴 것으로 돼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고려대의 신화는 `49연승'이 아닌 `47경기 연속무패'였던 것.
고려대의 2차례 무승부는 78년 4월 제15회 봄철연맹전 연세대전서 76대76으로 비긴 것과 79년 5월 같은 대회에서 단국대와 70대70으로 승부를 가르지 못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려대의 연승행진은 첫번째 무승부에 앞서 거둔 19연승과 두번째 무승부까지 기록한 20연승, 그리고 해군팀에 패하기 전에 챙긴 6연승이 전부.
특히 최다연승인 20연승 중에는 두차례의 패배가 숨어있다.
고려대는 78년 7월에 열린 전국체전 서울시 예선 첫경기서 건국대에 승리한 뒤 대학농구를 독식한다는 압력에 못이겨 단국대와의 두번째 경기를 포기했는데 협회의 기록은 이를 `기권패'로 처리했다.
그러나 압력에 밀려 고려대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만큼 전적에서 기권패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또 고려대는 그해 9월28일에 벌인 연세대와의 정기전에서 70대72로 패했는데 양교의 친선을 다지는 비공식경기여서 이날의 패배 역시 협회의 공식기록에서 제외됐다.
11일 고려대에 덜미를 잡혀 연승행진을 44에서 멈춘 연세대는 이미 지난해 농구대잔치에서 고려대의 기록을 갱신했다고 봐야한다.
[류성옥 기자]
